읍·면 생활권 탄력 적용…실거주 논란 줄이려 타지 근무자·대학생 ‘주 3일’ 기준도

인구 소멸 위기 농어촌에 매달 15만원이 풀린다. 다만 돈이 ‘읍내 중심지’나 특정 업종으로 쏠려 지역 내 순환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에서 쓸 수 있는 금액은 합산 5만원 한도를 두기로 했다. 첫 지급은 2월 말이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시행지침’을 지방정부에 확정·통보한다고 10일 밝혔다.
강동윤 농식품부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은 “시범사업은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지역 경제 선순환과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정책”이라며 “지방정부별 신청자 자격 확인 등을 거쳐 2월 말부터 기본소득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상지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신안·곡성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8개 도 10개 군으로 2026~2027년(2년) 동안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8월 국정과제로 선정한 뒤 9월부터 공모,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예산 본회의 의결 등을 거쳐 대상지를 확정했다.
지급액은 개인당 월 15만원이다. 카드형 또는 모바일형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며 원칙적으로 본인이 거주하는 읍 또는 면에서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다만 면 지역은 사용처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지방정부가 ‘읍·면보다 넓은 생활권’을 자율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면 주민 사용기한도 6개월(읍 주민 3개월)로 늘렸다.
농식품부는 기본소득이 읍내 중심지나 특정 업종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활권 유형에 따라 사용처와 사용 한도를 달리 설정했다. 핵심은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만 합산 5만원 한도를 두고, 생활권 구조에 따라 읍 사용 가능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먼저 읍 지역 주민은 모든 면 지역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읍 내 주유소와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합산 최대 5만원으로 제한된다. 도서 지역의 경우 시범사업 기간에 한해 읍 하나로마트 사용도 같은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읍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인 면 지역 주민의 경우에도 기본 구조는 같다. 모든 면 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하되, 읍 내 가맹점과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를 합산해 최대 5만원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면 지역 하나로마트가 지방정부와 협약을 맺고 상생활동이나 사회적 기부를 하는 경우에는 조건부로 사용을 허용하도록 했다.
읍과 별개의 생활권으로 운영되는 면 지역은 모든 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중심지 집중 업종인 병원·약국·학원·안경원·영화관 등 생활 편의시설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에 대해서는 합산 5만원 한도를 적용한다. 면 주민의 필수 생활 소비는 보장하되, 현금성 소비가 특정 업종으로 쏠리는 것은 막겠다는 취지다.

신청은 매월 말일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접수한다. 최초 1회 신청이 원칙이지만 실거주 확인 과정에서 부재 등으로 거주 확인이 곤란해 지급이 보류된 경우에는 재신청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급은 읍·면 자격 확인과 읍·면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월 말 이뤄진다.
지급대상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이다. 다만 타 지역 근무자·대학생처럼 거주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경우는 주 3일 이상 해당 지역 거주가 확인돼야 실거주로 인정한다. 대상지 확정 이후 전입한 주민은 신청 뒤 90일 이상 실거주가 확인되면 3개월분을 소급 지급한다.
현장 적용 과정에서 혼선이 잦은 예외 상황도 기준을 세분화했다. 관내 요양시설·병원 입소(입원)자는 관내 거주 대리인이 대리 신청·사용할 수 있고, 관외 입소(입원)는 입소·입원 기간에 대해 60일 한도로 지급한다. 고령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읍·면이 직접 방문해 신청서를 접수하는 방식도 허용한다.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시범사업에서는 영주권자(F-5)·결혼이민자(F-6)·난민인정자(F-2-4)도 지급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건강보험 가입자·피부양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 등 국민과 동일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군 복무자는 직업군인·사회복무요원·상근예비역에 한해 지급하고, 현역병은 제외한다.
농식품부는 실거주 확인에 따른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읍·면위원회와 마을 조사단을 운영하고, 부정수급 신고센터도 설치해 사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농촌 기본사회연구단을 구성해 삶의 질, 지역 경제 활성화, 공동체 복원 등 정책 효과를 평가한 뒤 본사업 방향을 검토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어촌 기본소득을 통해 소멸 위기 지역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 머물고 싶은 농촌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