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연구원 "글로벌 기준보다 덜 해도, 과도 안돼"

글로벌 주요국이 상장사 공시 부담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반대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업 부담 해소와 투자자 보호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대상이 자산 5000억 원 이상에서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됐다, 영문 공시와 자기주식 현황 공시 의무도 대폭 강화된다. 내년부터는 정보보호 공시 제출이 전면 시행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 의무화까지 예정돼 있다.
때문에 일부 상장사들에서는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의 공시 행정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공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기보고서를 폐지하거나 간소화하는 주요 선진국들의 흐름과 대조적이라는 반응이다.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중심으로 분기 보고의 반기 전환 논의가 본격화됐고, 일본은 2024년부터 법적 분기보고서 제출 의무를 없애고 결산 단신으로 일원화했으며,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분기보고서 제도를 폐지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상장사들이 단기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기업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상 분기보고서 제출 의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른 잠정실적공시 제도를 활용함으로써 공시 중복을 해소하고 기업이 실질적인 경영 혁신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공시 규제 완화가 초래할 부작용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공시는 결국 글로벌 스탠다드의 문제이며, 세계 시장의 중심인 미국이 분기 공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성급히 공시 주기를 바꾼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분기보고서의 반기 전환 주장은 정보 접근성이 낮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며 "공시 주기가 길어질수록 기관과 개인 사이의 정보 불균형이 심화되어 시장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 연구원은 "기업의 편의를 위해 공시를 줄이는 것은 시장의 투명성을 후퇴시킬 위험이 크다"며 "제도 개편 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보완책이 선제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공시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