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송금·결제하는 사용 인프라 의미⋯금융 서비스로 연결 구상
시중은행, 컨소시엄·TF 구성 등 대비⋯스테이블코인 경쟁 본격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앞두고 금융권의 경쟁 축이 ‘누가 코인을 발행하느냐’에서 ‘누가 결제 흐름을 쥐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전용 지갑(Wallet) 관련 상표권을 대거 선점하며 발행 이전 단계부터 사용·결제 인프라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KSC Wallet’, ‘KSTA Wallet’, ‘Kstable Wallet’, ‘Kbank SC Wallet’, ‘Kbank Wallet’ 등 총 13개의 스테이블코인 월렛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월렛 상표를 공식 출원한 곳은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출원된 상표의 지정상품에는 금융서비스업과 은행·보험업은 물론,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결제토큰 발행업, 플랫폼 서비스업까지 포함됐다. 단순 보관 기능을 넘어 송금·결제·정산으로 이어지는 사용 인프라 전반을 염두에 둔 설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출원을 두고 케이뱅크가 ‘코인 발행 경쟁’과는 다른 궤도의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테이블코인 상표가 디지털 자산 자체에 대한 준비라면, 월렛은 고객 접점과 결제 흐름을 직접 통제하는 핵심 인프라다. 발행 주체가 누구든, 실제 사용 단계에서의 주도권은 월렛을 가진 쪽이 쥘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관련 지식재산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왔고 이번 월렛 상표 출원 역시 상표권을 우선 확보하는 차원”이라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뿐 아니라 유통·보관·결제·정산까지 전반적인 사용 인프라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생태계 선점 경쟁’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이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발행·유통·사용을 포괄하는 구조를 검토 중이다. 카드사들 역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지갑과 결제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을 두고 막판 논의가 진행 중이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사업자 유형을 명확히 하고 인가·등록 체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발행 주체와 감독 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도화 국면에서는 누가 먼저 코인을 내놓느냐보다, 누가 결제와 사용 인프라를 장악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케이뱅크의 월렛 상표 선점은 이후 은행권 컨소시엄 경쟁과 카드사 결제 전략으로 이어지는 판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