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보험금 1조3932억 원 ‘역대 최대’…정부, 할증 줄이고 품목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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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재해보험 78개·농업수입안정보험 20개로 확대
예외적 할증 제한·방재시설 할인 확대…2026년 보험료 부담 완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2025년 9월 3일 강원 강릉시 연곡리 인근 농가에서 한 농민이 마른 작물을 바라보고 있다. 강릉 지역 주요 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전날 14.4%에서 더 떨어져 14.1%를 기록했다. (뉴시스)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지난해 농작물 보험금 지급액이 1조393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규모 보상 실적을 계기로 올해 농작물보험 제도를 전면 손질해 보험 대상 품목을 늘리고, 반복 재해에 따른 보험료 할증은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한다. 농업 현장의 체감 부담을 낮추면서도 재해 대응 안전망 기능은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김종구 차관 주재로 농업재해보험심의회를 열고 2026년 농작물재해보험과 농업수입안정보험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농업인의 경영위험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을 2001년부터, 자연재해에 더해 시장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손실을 보상하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보험의 가입과 보상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총 76개 품목, 약 70만ha(헥타아르)에 대해 63만2000명이 가입했으며, 순보험료는 1조33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냉해·폭염·호우·산불 등의 피해로 28만1000명에게 1조3932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호당 평균 보상금은 495만 원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 농업소득의 51.7% 수준이다.

▲2025년 농작물보험 주요 운영실적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대규모 보상 실적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현행 보험 체계를 그대로 둘 경우 농가와 재정 모두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보험 구조 전반을 손보기로 했다. 보험 사각지대를 줄이면서도 재해 위험도에 따른 합리적인 부담 체계를 마련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먼저 보험 대상 품목과 지역을 확대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오이와 시설깻잎을 추가해 78개 품목으로 늘리고, 농업수입안정보험은 사과·배·노지대파·시설대파·시설수박을 새로 포함해 20개 품목을 운영한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은 기존 운영 품목 가운데 벼를 제외한 14개 품목을 전국 단위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보험 상품 구조도 현장 수요에 맞춰 조정된다. 봄무·월동무·배추 등 일부 품목은 재해 발생 시까지 투입된 생산비 손실을 보상하던 방식에서 수확량 손실 보상 방식으로 전환된다. 가입률이 90%를 넘는 벼 병충해 보장 특약은 주계약으로 통합해 보장 범위를 강화하고, 시설토마토와 오이는 재배 방식에 따른 생산비 차이를 반영해 보상 기준을 차등화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 기간 변화 등을 고려해 상품별 가입·보장 기간도 현실화한다.

보험료 체계 역시 손질한다. 누적손해율에 따른 할인·할증 구간을 기존 15개에서 35개로 세분화하고, 사고 발생·보상 이력을 반영하는 ‘사고점수’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다만 예측·회피가 어려운 이상재해로 인한 손해는 보험료 할증 대상에서 제외해 농가 부담을 완화한다. 반복 보상으로 인한 지역별 기본 보험요율 급등을 막기 위해 가입 기준을 보완하는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재해 예방 노력을 기울인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해가림시설과 관수시설 등 방재시설을 설치한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품목은 23개에서 25개로 확대되며, 생강과 고랭지감자가 새로 포함된다.

김 차관은 “농작물보험이 선택적 안전망을 넘어 실질적인 경영 안전망으로 기능하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이상기후가 심화되는 만큼 더 많은 농업인이 보험 제도를 통해 경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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