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선을 넘어서는 등 지수 랠리가 이어졌지만,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내 계좌는 그대로”라는 하소연이 반복된다. 지수 상승이 곧바로 ‘체감 수익률’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작동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20~27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은 현대차(3조1030억 원), 현대글로비스(3650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680억 원), 기아(2240억 원)다.
이 기간 현대차는 1.77% 오르는 데 그쳤고, 현대글로비스는 11.72%,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82%, 기아는 9.44% 하락했다. 개인 순매수 규모로 가중 평균을 내면 4개 종목의 성과는 –0.69%로 내려앉는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4885.75에서 5084.85로 4.08% 올랐다. 지수는 플러스인데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은 마이너스인 전형적인 체감 괴리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들은 ‘뻔하고, 재미없다’며 더 상승 여력이 큰 종목들을 찾아다니는 개념이 강하다 보니 최근 증시 트렌드와 역행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체감 부진’은 상위 종목군 전반에서도 확인된다. 20~27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0종목 가운데 하락 종목은 57개다. 보합(0.00%)까지 포함하면 60개로, 10개 중 6개가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한화오션(-5.58%) △한화에어로스페이스(-7.52%) △두산에너빌리티(-1.89%) △LG이노텍(-9.81%) △HD현대중공업(-9.26%) △한미반도체(-1.52%) 등이 모두 개인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기관과 외국인의 성과는 이와 대비된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100종목 중 하락 종목은 11개에 불과했고, 보합 종목은 없었다. 하락 폭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LIG넥스원(-7.58%) △화신(-6.75%)을 제외하면 기관 순매수 상위 100종목 내 하락 종목 상당수가 1~3% 안팎의 조정에 그쳤다. 기관의 포트폴리오가 하락 종목을 줄이는 방향으로 구성됐다는 의미다.
상승 종목의 탄력은 더 뚜렷했다. 기관이 투자한 종목 열에 아홉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특히 △삼양바이오팜(52.68%) △삼화전기(47.16%) △카카오페이(43.33%) △이수스페셜티케미컬(33.38%) △효성티앤씨(29.18%) 등이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하며 성과를 끌어올렸다. 개인이 체감 부진을 겪는 동안 기관은 상승 폭이 큰 종목을 다수 확보한 셈이다.
외국인도 상대적으로 지수 친화적 성과가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0종목 중 하락 종목은 24개, 보합은 2개였다. 상승 종목이 74개로, 10개 중 7개 이상에서 수익을 냈다. 외국인이 담은 종목 중에서는 △삼성E&A(20.56%) △코오롱(18.74%) △NAVER(18.28%) △SK텔레콤(17.23%) △포스코퓨처엠(16.50%) △에이피알(16.46%) △고려아연(15.59%) 등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종목이 다수 확인됐다.
개인 체감 수익률이 낮아지는 배경에는 ‘거래 집중’도 깔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거래가 시장수익률 하회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거래가 잦을수록 매수한 주식의 수익률이 매도한 주식보다 낮게 나타나는 패턴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조3000억 원 순매도했고, 개인도 5170억 원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총거래 규모를 보면 개인의 회전이 훨씬 크다. 기관은 32조7000억 원을 매수하고 31조4100억 원을 매도한 반면, 개인은 84조4450억 원을 매수하고 84조9610억 원을 매도했다. 기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과정에서 체감 손익이 훼손될 여지가 커진 셈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시가총액 대형주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고, 주가가 내릴 때 사고 오르면 파는 매매 패턴이 자주 관측된다”며 “상승 구간에서 빠르게 매도한 뒤 재진입을 반복하면 지수 상승을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워 수익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