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으로 대한민국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주제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를 대한민국 대도약의 출발점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주어진 사명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방 주도 성장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 등 다섯 가지 대전환과 관련한 구상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대한민국의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면서 국가 성장 전략 전반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정부 제1의 국정운영 원칙은 '오직 국민의 삶'"이라며 "탈이념, 탈진영, 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우리의 방향"이라고 천명했다.
◇ "코스피 정상화 중…주가조작하면 집안 망하게 할 것"
이 대통령이 제시한 성장 전략의 대전환은 경제 전반의 '정상화' 구상과 맞닿아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에서도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5000선 돌파를 앞둔 코스피 지수에 대해 "왜곡됐던 것이 정상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한국 증시가 저평가를 받아온 원인으로는 △한반도 평화 리스크 △지배구조 리스크 △시장 리스크 △정치 리스크 등 네 가지를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이 네 가지가 해소되면 증시는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정권 교체로 평화 리스크와 정치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배경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꼽았다.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하게 1주 가진 주주나 100주 가진 주주나 1주에 대해선 똑같이 취급받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면 매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법도 제도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주가조작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국내 증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문제도 거론됐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아닌 특정 운영 주체가 사용자 납입 부담금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대통령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문제"라며 "퇴직연금에 대해 대책이 있어야 하는 건 맞고, 기금화도 생각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 기금화를 할지, 기금화한 후에는 어떻게 운영할지, 운영하면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보장은 있는지 등을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기업, 못 옮겨…설득·유도는 할 것"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 마음대로 이미 결정된 대규모 장기 계획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기업 이전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정책적 유인과 여건 조성을 통해 설득하고 유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3년 3월 윤석열 정부 당시 확정된 사업으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777만㎡에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2042년까지 경기 남부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장기 계획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전북 새만금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업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하고, 돈이 안 되면 아들이나 딸이 부탁해도 안 한다”며 “정치권에서 부탁한다고 기업 배치가 이뤄지는 문제는 아니다"며 "누가 손해 나는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워낙 규모가 크고 장기간에 걸쳐 설계된 사업인 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다만 수도권 중심의 산업·전력 구조가 장기적으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지방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대규모 송전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전력과 용수, 송전 비용을 함께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전력 요금, 인프라, 규제 완화 등 정부가 가진 수단을 통해 자연스러운 이동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