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한 이 모습 그대로 퇴근할 수 있도록 오늘도 안전하게 작업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전 7시 반도건설의 고양장항 M-1블럭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는 현장 인력 570여 명이 모여 근무 전 조회를 진행했다. 현장 안전보건담당자는 이날 작업 사항을 공유하고 겨울철 눈길 사고 예방 주의 사항을 다시 한 번 안내했다. 조회가 끝난 뒤에는 세 차례의 Small TMB(안전점검회의)가 이어졌다.
반도건설은 8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ZERO)’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연속 중대재해 발생 0건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전반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늘고 있는 흐름과 대비되는 성과다.
이날 진행된 Small TMB는 목수·철근 등 공종별로 다시 모여 작업별 공정과 위험 요소를 확인하는 회의다. 내국인 근로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하자 해당 내용은 베트남어와 중국어로 각각 통역됐다. 현장 명예 통역관들이 현장 관계자의 발언을 전달한 것이다. 반도건설은 현장 근로자 57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인 점을 고려해 중국인과 베트남인 명예 통역관을 지정하고 스마트 위험성 평가 앱 번역 기능을 통해 모국어로 안내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근로자가 ‘안전’을 외치자 ‘최우선의 가치, 좋아 좋아 좋아’라는 구호가 잇따랐다. 현장 근로자들은 회의 내내 이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안전의 중요성을 스스로 상기했다. 이후 작업 투입 직전에는 각 팀장이 다시 한 번 작업별 위험 요소를 알렸다.
반도건설은 ‘중대재해 제로’란 성과에 대해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장에서는 일상적인 점검과 반복적인 교육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사고 이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과 골든타임 확보에 초점을 맞춰 안전관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457명(4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명(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사망자는 210명(2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계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장 관리 방식의 차이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반도건설은 교육 과정에서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사내 안전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며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가족과 일상에 빗대 ‘오늘도 안전하게 퇴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 근로자 스스로 안전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현장에서 자발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하청업체 안전관리 강화도 주요 축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안전보건 경영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지원금을 제공해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위험성 평가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로 노는 구조가 아니라 현장과 하청업체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외부 평가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반도건설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2025년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건설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총 259개 현장이 참여한 가운데 고양장항 M-1블럭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의 인공지능(AI) 자동 번역 시스템이 우수 사례로 평가받았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안전은 사고가 난 뒤 책임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막는 과정”이라며 “현장과 본사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고 하청업체까지 함께 공감대를 만들어갈 때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