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응하려면 재정 필요⋯예비비도 한 달 걸리고, 추경은 더 늦어"

정부가 해외 출국자들에게 1000원씩 부과하던 국제질병퇴치기금 부담금 복원을 추진한다. 부담금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5년 1월 1일부로 폐지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충북 청주시 질병청 인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위기에 대응하려면 재정이 필요한데 국가가 재원을 투입하는 시점이 예비비를 쓰더라도 한 달이 걸리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면 더 오래 걸린다”며 “기금을 마련해서 절반은 평시 인프라 확보에 쓰고 나머지 절반은 적립했다가 위기가 발생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임 청장은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로 국제질병퇴치기금 부담금을 들었다. 이 부담금은 과거 개발도상국의 질병 예방·퇴치 사업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됐다. 임 청장은 “(복원한 부담금을) 과거처럼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로 100% 사용하기보다 인프라 구축과 미래 (감염병 위기) 대비에도 쓸 수 있도록 적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금으로 확보되는 재원은 5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다만 임 청장은 “(재정당국과) 충분히 소통된 얘기는 아니고 구상 단계”라며 “정식으로 보고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임 청장은 우리나라 신종 감염병 대응 역량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 ‘제한적 전파형’에는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메르스를 경험하며 얻은 유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겨냈다”며 “지금 가진 인프라와 인력을 잘 운용하면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청장은 코로나19로 대표되는 ‘펜데믹형’은 유행 초 실체가 불분명하고 전파력이 강해 제한적 전파형과 같은 ‘소멸 전략’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실제 규명과 백신·치료제 개발, 경제·사회 정상화로 이어지는 ‘회복’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낮아진 방역조치 수용성은 숙제다. 임 청장은 “백신에 대한 신뢰가 변할 수 있고 경제적 여건이 지금보다 넉넉하지 않다면 (거리두기, 방역패스 등) 정책 수용성도 낮아질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야 할 때도 있고 호소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커뮤니케이션의 토대와 거버넌스를 만드는 일이 제도와 관리의 문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