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갇힌 주거 정책 세대별 전략 나와” [나혼산, 1000만 시대]

▲서울 소재의 한 대학가 게시판에 원룸 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 가구 셋 중 하나가 1인 가구인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주거 정책은 여전히 다인 가구 중심의 ‘가족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특히 1인 가구 내에서도 청년층과 노년층 그리고 중장년층의 위기 양상이 전혀 달라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발행한 ‘1인 가구 주거실태 및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36.1%에 달하지만 현행 주거정책은 이들에 특화된 정책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행 정책이 1인 가구에 특화되지 못한 근거로 주택 공급 및 자금 지원 제도가 중·저소득층 일반을 대상으로만 운영된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1인 가구만을 위한 별도의 예산 항목이나 독자적인 지원 체계가 없어 투입 예산 대비 이들의 주거 안정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측정하는 성과 관리 시스템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청년층의 상황이 심각하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저소득, 과도한 주거비 부담(RIR 30% 초과)을 동시에 겪는 복합위기 가구 48%가 20대다. 이들의 73.3%는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으나 10~20대 복합위기 가구의 공적 지원 수혜율은 0%에 가깝다.

▲서울의 노년층 1인가구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절대 소득 빈곤(69.6%)과 노후화된 주거 환경 문제가 결합된 형태를 띤다. 이들은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RIR)이 30%를 초과하는 위험 계층 비중도 매우 높다. 특히 고령 1인 가구는 배우자 사별 후에도 독립적 거주를 희망하는 경향이 커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의료와 케어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지원이 시급하다.

30~50대 중장년층도 녹록지 않다. 이들은 이혼이나 별거와 같은 생애 전환기적 사건으로 인해 주거 불안정성이 급격히 증가한다. 보고서는 소득 빈곤과 주거비 부담을 동시에 겪는 중장년 비혼 가구가 사실상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정부는 주택 공급, 전세자금 대출 등 다양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1인 가구만을 위한 독자적인 정책 틀은 부재하다”며 “1인 가구는 연령, 가구 형성 원인 등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복합적인 정책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인 가구를 ‘가족 중심 사회의 예외’가 아닌 ‘보편적 가구 형태’의 하나로 인식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통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도 마찬가지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1인 가구를 일시적인 형태로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영구적으로 1인 가구로 남으려는 사람들이 젊은 층부터 중년층까지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며 “대출 지원이 신혼부부 등에만 쏠려 있어 1인 가구가 역차별을 당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부터 대출까지 생애주기를 반영한 패키지 형태의 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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