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체크카드’ 문 여는 1분기… 은행계는 속도전, 기업계는 관망

은행계, 초등학생 체크카드로 ‘미래 고객’ 락인 전략
‘신용카드 중심’ 기업계, 실익 부족에 신중 모드 유지

금융당국이 1분기 중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카드업계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주거래 계좌를 기반으로 ‘미래 고객’ 선점에 나선 은행계 카드사들은 발 빠르게 준비에 착수한 반면, 기업계 카드사들은 수익성 한계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온도 차가 뚜렷하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예고한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 폐지’ 가이드라인에 맞춰 시스템 정비와 상품 전략 수립에 나섰다. 단기 수익보다는 이른 시점부터 고객을 확보해 장기 이용자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카드는 일·월 이용 한도와 후불교통카드 한도 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법정대리인 동의 절차를 포함한 운영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앱 이용 연령 기준, 제공 서비스의 적정성, 리스크 관리 요소를 종합 검토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체크카드 발급 연령 하한과 관련한 규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상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 ‘SOL페이 처음’과의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편의점 등 미성년자 이용 빈도가 높은 업종과의 제휴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제도 변경이 확정될 경우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하는 선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객 보호와 이용 편의성을 함께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역시 당국 안내에 맞춰 내부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롯데·현대·BC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이번 제도 변화에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카드는 “현재로서는 특별히 준비 중인 내용은 없다”며 체크카드 비중이 낮고 신용카드 중심의 영업 구조를 이유로 들었다.

현대카드도 출시 예정 상품은 없다고 밝혔으며, 체크카드 상품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는 운영 중인 체크카드가 1종에 불과하고, 은행 계좌 연동 구조가 아니어서 이번 제도 변화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단기적으로 카드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드 사용 가능 연령대가 확대되면서 장기 고객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12세 미만 체크카드 확대가 당장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이용 연령이 낮아질수록 향후 잠재 고객을 초기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업계의 건의를 금융위원회가 받아들여 규제를 완화한 조치인 만큼 업계 전반에서는 전향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도 변화로 은행계 카드사와 선불·충전 방식으로 미성년 시장을 선점해 온 인터넷은행 간 경쟁 구도도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계좌 기반 인프라와 카드 발급 경험을 갖춘 은행계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초등학생을 포함한 미성년 금융 이용자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점차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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