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쿠팡 대출·쿠팡페이 ‘투트랙’ 점검…플랫폼 규제 신호탄 되나

판매자대출 ‘질권 담보’ 구조…정산금 직접 회수 조항 집중 점검
최고금리 18.9% ‘합법’ 범위…핵심은 위험고지·설명의무 이행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금융감독원이 쿠팡의 대출·결제 영역을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점검에 나서면서 대형 유통 플랫폼에 대한 금융 규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상품과 쿠팡페이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맞물리며, 플랫폼발 금융 리스크에 대해 금융기관에 준하는 감독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당국 내에서 힘을 얻는 모습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쿠팡파이낸셜이 입점 판매자(업체)를 대상으로 판매한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에 대해 현장점검을 마치고 검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점검의 초점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상품 구조와 위험 고지, 설명 의무 이행 여부다.

해당 상품의 최고 금리는 연 18.9%로 높은 금리가 적용됐지만 이자제한법상 상한(연 20%) 이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금리만으로 위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대신 소비자보호 규정이 제대로 준수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가장 큰 논란은 담보 구조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쿠팡파이낸셜의 대출 거래 약정서와 질권 설정 계약서에 따르면, 채무 불이행 시 쿠팡파이낸셜은 판매자가 쿠팡 및 쿠팡페이에 대해 보유한 정산금 채권에 질권을 행사해 직접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매출액의 최대 20%를 상환 비율로 설정하고, 3개월마다 원금 10%와 이자를 최소 상환 조건으로 두는 구조다.

금감원은 이 같은 담보 제공 구조의 효과와 위험이 상품 설명 과정에서 충분히 고지됐는지, 담보가 설정된 상품임에도 신용대출로 오인하게 할 소지는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광고·홍보 과정에서 과장 소지가 있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쿠팡은 해당 상품이 금융 접근성이 낮은 중소상공인과 중·저신용 판매자를 위한 ‘상생 금융’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매출에 연동해 대출금 상환이 이뤄져 매출 감소 시에도 연체 및 추심되지 않는 상생 취지가 담긴 상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금감원은 쿠팡페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현장점검 기간을 1주 연장했다. 점검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이 역시 즉시 검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대출과 결제라는 플랫폼 금융의 핵심 축에서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된 셈이다.

쿠팡 사태를 계기로 빅테크·대형 유통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에서 “대형 유통플랫폼의 경우 유관기관과 협력해 금융기관에 준하는 감독 체계를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은 (전자금융업자 등으로 분류되지 않아) 금감원 감독 범위 밖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최근 쿠팡 민·관 합동조사단에 금감원이 합류하면서 쿠팡 본사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합동조사단에 금감원이 들어가지 못해 쿠팡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합동조사단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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