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바이오 신약지형]②방사성의약품

글로벌 제약사들이 방사성의약품(RPT)을 차세대 항암 플랫폼으로 낙점하며 경쟁에 나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RPT 분야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밀 항암 치료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RPT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셀비온, 퓨쳐켐 등이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상업화한 기업이 노바티스와 바이엘 등 소수에 불과해 글로벌 빅파마 역시 RPT 분야에서는 아직 초기 경쟁 구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RPT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팜은 RPT 원료 확보부터 파이프라인 구축, 연구개발 협력까지 전방위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미국 테라파워, 벨기에 판테라, 독일 에커트앤지글러와 잇달아 악티늄-225(Ac-225)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다.
동시에 최대 1조6000억 원을 투자해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의 ‘SKL35501’, 위스콘신대 기술이전기관(WARF)의 ‘WT-7695’ 등 RPT 후보물질을 도입하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원자력의학원, 프로엔테라퓨틱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내부 연구 역량도 강화 중이다. 회사는 2027년까지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분야의 리딩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셀비온은 지난해 12월 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 Pocuvotide’의 임상 2상 최종 결과보고서를 수령했다. 해당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35.9%로, 기존 치료제 플루빅토 대비 우수한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 발생률을 보였다. 셀비온은 조건부 품목 허가를 통해 올해 중 환자 공급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퓨쳐켐 역시 루테튬-177(Lu-177) 기반 전립선암 치료제 ‘FC705’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국내 임상 3상 준비를 마쳤으며 이달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한다. 이번 임상은 총 1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상용화를 위한 최종 임상 근거 확보가 목표다. 국내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FC705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동일 기전 치료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도 임상 1/2a상을 승인받아 글로벌 임상을 병행 중이다.
정부 역시 방사성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방사선-생명공학(바이오) 성과 창출 전략’을 발표하고 핵심 원료 동위원소 자급화, 방사성의약품 신약 후보물질 도출,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대부분 해외에서 정제된 형태로 수입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연구용 원자로 구축을 통해 방사성동위원소의 국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시설이 가동되면 방사성동위원소 국산화와 함께 RPT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방사성의약품 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임상 개발 속도와 유효성 측면에서 분명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학회에서는 한국 연구진이 의장을 맡을 정도로 기반이 탄탄한 분야”라며 “기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개발 속도와 집중도 측면에서는 글로벌 상위권이다. 향후 임상 성과가 가시화되고 상업화까지 이어진다면 플루빅토 다음 주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