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캐즘 여파…LG에너지솔루션, 포드 이어 조 단위 계약 해지 [종합]

이달에만 13.9조 계약 해지…ESS 전환 가속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에만 두 차례 조(兆) 단위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으로의 사업 전환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FBPS(Freudenberg Battery Power System)와 지난해 체결한 3조9217억 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전체 계약 금액의 약 96%에 달한다.

FBPS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팩으로 조립한 뒤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었으나, 전기차 캐즘이 심화하며 배터리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계약 해지가 불가피해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해지에 따른 재무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전용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수주와 달리, 기존 생산 라인에서 제조 가능한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이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용 설비 투자나 맞춤형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해지에 따른 투자 손실은 없다”며 “불확실한 고객사를 정리하고 더 탄탄한 수요처를 발굴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BPS는 사업에서 철수하지만, FBPS 제품을 받아 전기버스를 생산해온 최종 고객은 사업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이 회복되면 우선적인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재무적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이번 계약 해지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수요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9월 말 조기 종료되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에도 미국 포드와 체결한 약 9조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달에만 13조6000억 원의 계약이 취소된 셈이다.

성장성이 높은 ESS 중심으로의 사업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해 6월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조기 양산에 들어갔으며, 폴란드 공장과 캐나다 합작공장 역시 ESS로의 라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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