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성장과 고변동성이 공존하는 2026년을 앞두고 회계법인들은 한국 기업들에 ‘리스크 관리’와 ‘기술 투자’를 최우선 생존 전략으로 제시했다. 환율 변동성과 지정학 리스크가 상시화된 환경에서는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나리오별 대응과 재무 기초체력 확보가 필수라는 진단이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 승패를 가를 변수로 ‘정책’에 주목했다. AI 내재화와 공급망 블록화가 경기 순환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굳어지는 만큼, 기업 전략이 정부 정책의 방향과 얼마나 정합적으로 맞물리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삼정KPMG는 △트럼프 리스크 △저성장 고착화와 양극화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금융시장 변동성을 내년 핵심 이슈로 꼽았다. 미국 M7(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애플·엔비디아·테슬라)을 중심으로 AI 버블 논란이 이어지면 시장·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시나리오 분석에 기반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환헤지·분산 전략 등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재정 확대가 단기 내수엔 도움이 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과 국채 금리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담았다.
이 같은 환경에서 기업이 취해야 할 재무 전략 중심으로는 현금흐름(Cash flow) 관리가 꼽힌다. 권영대 EY한영 산업연구원장은 변동성 국면에서 현금흐름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자산의 유동화를 통해 방어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상품·자산의 분산과 함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투자 여력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부각됐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내년 글로벌 경제·산업 전망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CEO들이 단기 리스크로 △사이버 공격 △인플레이션 △지정학 불안을, 장기 리스크로는 △지속가능성 요구와 △공급망 붕괴 △금융·시장 불안정 등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결국, 위기 돌파의 해법은 정교한 리스크 관리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에 있다는 결론이다. 권 연구원장은 "기술 중심의 경쟁력이 단순한 경쟁력 확보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원천적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