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선고’ 유족 탄원에도…“초범이어서 사형 다음 무거운 형벌”
일면식도 없는 남성을 살해하고 피해자 지문으로 대출까지 받은 ‘김천 오피스텔 살인 사건’ 피고인 양정렬(32)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강도 살인, 사체 유기 미수, 사기,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기소된 양 씨가 ‘형이 무겁다’며 낸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전자장치 부착 20년 명령 또한 유지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제적 목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수단으로 삼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기 위해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에 처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했다.
2심 역시 무기징역과 함께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수긍했다. 원심은 궁핍한 경제 상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불특정인을 상대로 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법원에 제출한 ‘사형 선고 탄원’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면서도 무난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초범이어서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당시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족은 “내 아들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양정렬은 지난해 11월 경북 김천시 율곡동 오피스텔로 귀가하는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후 피해자 지문으로 6000만 원을 대출 받아 렌터카와 숙박비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유족들에게는 ‘집에 없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 행세까지 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양 씨는 1주일간 도피하다 결국 모텔 주차장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검찰 심리 분석에서 사이코 패스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박일경 기자 ek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