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척추수술, 두려움 없어야”…최소침습 수술로 회복기간 단축[메디컬 줌인]

김성택 이대목동병원 교수 “OLIF·BESS 도입 후 고령환자 삶의 질 개선 뚜렷”

▲김성택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인구 고령화에 따라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일반 척추수술 건수는 2020년 18만8394건에서 2023년 20만6785건으로 3년 사이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백내장에 이어 척추수술이 국내 다빈도 수술 2위에 올랐고, 환자 상당수가 60~8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존 개방형 척추수술은 넓은 절개, 근육 손상, 출혈, 감염 위험 등 부담이 커 고령 환자와 가족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최소침습 척추수술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수술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성택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 만나 “지금의 노인 척추수술은 과거처럼 ‘위험해서 미루는 치료’가 아니라, 오히려 보행·움직임을 회복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라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이 집중 적용 중인 최소침습 수술법은 사측방 요추 척추체 유합술(OLIF)과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BESS)이다. 김 교수는 “OLIF는 근육을 크게 절개하지 않고 복근과 요근 사이로 접근해 인공 뼈(케이지)를 삽입하는 만큼 출혈량과 근육 손상이 현저히 줄어든다”며 “특히 허리 전만각 복원에 유리해 척추변형 환자나 다분절 수술이 필요한 고령층에서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BESS는 1㎝ 이하의 작은 구멍 두 개로 내시경과 기구를 동시에 삽입해 신경을 압박하는 뼈·인대·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70대 환자가 수술 전에는 5분도 걷지 못했지만, BESS 시행 후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사례가 있다”며 “출혈이 적고 통증이 작아 회복 속도 차이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김성택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노인 척추수술은 과거처럼 ‘위험해서 미루는 치료’가 아니다. 보행·움직임을 회복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김 교수는 고령층의 가장 큰 문제로 근육량 감소와 보행 기능 저하를 들었다. 그는 “수명은 길어졌지만 건강수명은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보행 능력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데,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치료를 미루면 기능 회복 자체가 늦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최소침습 수술은 재원 기간을 기존 7~10일에서 1~3일 수준으로 줄이고, 감염률·출혈량·재수술 위험도 낮춘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으면 고령이라도 일상 복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OLIF에는 최근 수술 네비게이션과 로봇 기술이 적용되며 안전성과 정확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김 교수는 “수술 중 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실시간 내비게이션을 통해 나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의사 숙련도와 관계없이 표준화된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향후 AI 기반 수술 계획 시스템과 로봇 결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최근 OLIF·BESS 관련 전향적 연구를 다기관과 함께 진행 중이며, 국제 학술논문 발표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BESS는 특히 한국이 세계적 리딩 국가”라며 “향후 3~5년 내 근거 기반 치료 지침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술을 두려워 치료를 망설이는 고령 환자와 가족에게 김 교수는 “척추수술은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위험한 수술이라는 인식은 과거 기준”이라며 “지금은 ‘건강하게 오래 걷기 위한 치료’에 가깝다. 통증과 보행 장애가 생활을 제한한다면, 두려움보다 회복의 기회를 먼저 고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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