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감 살리고 칼로리 낮추고...오뚜기 ‘컵누들’, 웰빙 라면의 ‘무한 진화’[K-라면 신의 한수⑳]

▲오뚜기 '컵누들' 제품 개요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라면은 살찐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등장한 오뚜기 ‘컵누들’. 오뚜기는 2004년 웰빙 열풍 속 녹두와 감자 전분으로 만든 당면 라면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밀가루 없는 라면’의 새 카테고리를 열었다. 20년 넘게 가볍지만 맛있는 라면으로 자리 잡은 컵누들은 20종의 맛은 물론 고단백, 중량 확대 등으로 계속 진화 중이다.

11일 오뚜기에 따르면 컵누들 개발에 나섰던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는 웰빙(Well-being)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었다. 이에 오뚜기는 밀가루 없는 라면이란 쉽지 않은 과제를 품고 개발에 돌입, 2004년 12월 국내 최초로 ‘녹두·감자 전분’으로 만든 당면을 사용한 컵누들 ‘매콤한맛’과 ‘순한맛’을 선보였다.

컵누들 맛의 비결은 면과 국물의 조화에 있다. 밀가루 없이 만든 당면으로 라면 국물과의 최적 조합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게 오뚜기의 설명이다. 그러나 오랜 연구 끝에 현재의 탱글탱글하면서도 쫀득한 당면을 구현해낼 수 있었고, 콜라겐 100mg 함유로 웰빙 이미지도 강화했다.

특히 칼로리는 낮췄지만, 풍미를 살려낸 국물은 기존 라면에 대한 고정관념 속에서도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핵심 요인이다. 초기 출시된 제품이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매콤한맛과 우동맛은 한국인의 식생활과 취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맛이다. 매콤한맛은 국물이 맑지만 심심하지 않다. 오뚜기는 당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기본으로, 김치의 얼큰함을 더해 깔끔한 매운맛을 완성했다. 쇠고기육수와 간장, 김치·마늘 양념분말 등이 어우러져 은은한 감칠맛도 특징이다.

컵누들 우동맛은 순한맛의 대표 국물 맛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럽고 깔끔한 국물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순하지만 깊은 우동맛은 지금도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조리 직후엔 탱글탱글하고 쫀득한 식감의 면을 즐길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국물이 면에 스며들어 전체적으로 깊어진 맛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컵누들의 인기 비결은 한 컵당 120kcal라는 낮은 열량에 있다. 보통 크기 컵라면 한 개 열량은 400~500kcal인 것에 비해 1/4 수준이다. 여기에 콜라겐 함유는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는 라면이란 인식을 강화시켰다. 출시 초기 낯선 형태로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맛까지 보장된 컵누들은 다이어터들도 먹을 수 있는 라면으로 차별화됐다. 이에 컵누들은 NIQ코리아 기준 최근 3년 연속 비유탕 컵라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콤한맛과 순한맛으로 시작한 컵누들은 곧바로 우동맛과 ‘김치맛’ 등을 추가했고 현재 22종까지 확장했다. 최근 출시돼 인기인 컵누들 제품은 ‘마라탕맛’, ‘짬뽕맛’, ‘참깨라면맛’ 등이 있다. 맛뿐만 아니라 컵누들을 더 크게 즐기고자 하는 니즈에 맞춰 2023년 중량을 1.6배 늘린 ‘빅컵누들’을 출시하거나 단백질 섭취 수요가 느는 것에 맞게 ‘고단백 컵누들’도 선보였다.

가장 최근엔 컵누들 중 가장 매운 맵기를 구현한 ‘컵누들 열라면’과 ‘라이트앤조이 저당 컵누들 불닭맛’도 새로 출시했다. 컵누들 열라면은 ‘열라면’ 특유의 화끈한 매운맛을 120kcal로 재현했다. 라이트앤조이 저당 컵누들 불닭맛은 알룰로스를 사용해 당 함량은 낮추고 매콤한 특제 양념, 직화치킨, 볶은 야채의 풍미를 더 해 중독적인 매운맛을 냈다.

올해 출시 21주년을 맞이한 컵누들은 누적 판매량 5억 개를 돌파했다. 최근 5년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18% 수준이며 작년엔 연 매출 역대 최고치인 500억 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트렌드 맞춤형 차별화 제품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