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로봇시장 54% 장악⋯"K-로봇, 피지컬 AI 전략 시급"

中 수요·정책·공급망 '삼박자'로 급성장⋯韓, 산업융합 및 글로벌 협력 주문

▲AI 탑재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제공=산업통상부)

중국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로봇 굴기'를 넘어 세계 최대 로봇 강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중국이 단순 생산량 확대를 넘어 기술 혁신과 독자적 생태계 구축을 통해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국내 로봇산업의 전략적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피지컬 AI시대, 중국 로봇산업의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29만5000대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설치량의 54%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이 중 중국산 로봇은 17만 대를 차지한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의 장악력은 더욱 거세다.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점유율은 약 67.7%를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단계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로봇산업의 폭발적 성장 동력으로 △수요 기반 응용확산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독자적 공급망 구축 등 세 가지 축을 꼽았다.

우선 전자·자동차 등 전략 산업뿐만 아니라 금속가공·식음료 등 범용 산업까지 자동화가 확산하며 로봇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중국제조 2025' 이후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로봇 수요 보조금을 도입하며 초기 시장 창출과 기술 혁신을 견인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메가 클러스터'를 통한 독자적 공급망 구축이다. 장강삼각주와 주강삼각주 등에 형성된 클러스터는 부품 공급부터 시스템 통합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 개발·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비용을 유럽·일본 대비 30~50%까지 낮추는 가격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과거 일본과 독일이 장악했던 감속기, 서보모터 등 핵심 부품의 자급률도 빠르게 끌어올린 상태다.

보고서는 중국의 이러한 부상이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에 중대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K-로봇은 '수요창출', '산업융합', '글로벌 협력 강화'라는 3대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조·물류·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실증 환경을 마련해 새로운 수요 시장을 창출하고, 반도체·정밀장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기존 산업과 로봇 산업을 융합하는 생태계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투 트랙' 협력 전략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중국과는 고령화 대응 로봇 서비스 등 틈새시장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AI 원천기술이 강한 미국과는 한국의 제조 기반을 결합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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