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8개국, 공급과잉 우려에 내년 1분기 추가증산 중단 합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 소속 8개국이 내년 1분기 추가증산을 중단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개국 에너지 장관들은 화상회의를 열고 내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씩 늘리기로 했다. 다만 내년 1분기는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증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12월 증산량은 10~11월과 같은 규모로 이뤄지며, 8월과 9월에 각각 하루 54만7000배럴 늘렸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8개국은 전기차 확산과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원유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자 OPEC＋와 별개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자발적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올 4월부터 시장 점유율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증산 기조로 돌아서며 9월까지 220만 배럴을 감산했던 것을 모조리 회복시켰다.

OPEC+가 내년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공급 과잉 우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아직 완전히 복원되지 않은 잔여 증산량이 하루 120만 배럴 정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원유 공급이 수요 대비 하루 최대 400만 배럴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 이는 전 세계 수요의 약 4%에 해당한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대러 수출 제재로 러시아 원유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수출도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제동이 걸리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OPEC+가 다시 한번 증산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 OPEC+ 회원국들은 내년 시장 상황에 상당한 변동이 생기면 증산 중단으로 복원되지 않은 잔여 증산량의 일부 또는 전부가 복원될 수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OPEC+ 22개 전체 회원국은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 생산 수준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들어 15% 넘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