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정상회담…60조 잠수함 수주 총력전 [경주 APEC]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만나 한국 기업의 캐나다 잠수함 입찰 건을 언급하며 “캐나다의 신속한 전력 확보와 방위 산업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입찰이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수주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과 카니 총리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국방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담은 ‘한·캐나다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양국의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 수립과 함께 국방·방산 분야의 협력 확대, 양국 기업의 새로운 기회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맺은 첫 번째 파트너십이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및 유지보수 사업 발주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공동성명에 ‘방위산업의 혁신과 회복탄력성 지원’ 및 ‘양국 근로자와 기업의 새로운 기회 창출’이 명시된 점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한화오션 등 한국 방산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외교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K-방산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관련 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날 카니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과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 건조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동행했다.

김 총리와 카니 총리는 헬기를 통해 거제조선소에 도착했다. 헬기에서 내리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들을 직접 맞았다. 카니 총리는 김 부회장에게 “한화와 캐나다 간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작업 규모가 엄청나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부회장 안내로 카니 총리 일행은 조립공장에 가서 로봇 용접을 직접 관찰하고 배가 만들어지는 현장도 둘러봤다. 이후 특수선 구역에 가서 장영실함 시찰 등 잠수함 건조현장과 생산역량 등을 확인했다. 카니 총리는 장영실함에 직접 승선도 했다.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카니 총리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한화오션 관계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현재 HD현대·방위사업청과 한 팀으로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 입찰에 참여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경쟁 중이다.

이 사업에 한화오션 뿐 아니라 정부까지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이번 사업은 납품 이후에도 30여 년간 유지·보수·정비(MRO)가 이어지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시장은 그동안 한국 방산기업과의 거래가 드물었던 지역으로, 이번 수주를 계기로 교두보를 확보하면 향후 협력 기회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한화오션은 납기 준수와 가격 경쟁력, 독자적 설계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경합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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