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양국 결단 지지⋯준비됐다"
원자력 협정·필리조선소 건조 능력 등은 과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중심으로 한 한미 조선업 협력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국내 조선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주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화답이다. 핵추진잠수함 건조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미국의 연료 공급 등이 필요해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6월 미국 현지에서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말한다. 이에 한국형 핵추진함의 건조는 한화오션이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오션 측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핵심적이고 중요한 결단을 내린 것을 지지한다”며 “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는 첨단 수준의 조선 기술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리조선소 등을 통한 투자 및 파트너십은 양국의 번영과 공동 안보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수상함과 잠수함으로 나뉘는 특수선 분야에서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잠수함 건조 실적(23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7척은 이미 건조 후 인도했다.
다만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 능력이 1~1.5척에 불과한 데다, 아직 생산성 충분히 올라오지 않아 4000~5000t(톤)에 달하는 대형 잠수함을 건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장 잠수함 관련 건조 시설이 없어 시설 구축에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이 단순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MASGA를 기반으로 국내 조선소들의 특수선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2월 함정 수출사업에 참여할 경우 ‘원팀’을 구성해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겠다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8월 이들은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의 숏리스트(적격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