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중장기 전략도 제자리
실적 개선 기회 앞두고 경영 안정 관건

한국항공우주(KAI)가 올해도 사장 공백 상태를 이어가면서 내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수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조직 개편을 비롯한 주요 경영 현안이 사실상 멈춰 섰다는 평가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김민석 국무총리가 경남 사천 KAI를 방문해 항공기 생산라인을 시찰한 날, KAI 노동조합은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노조는 당시 김 총리와 함께 현장을 찾은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사장 인선과 관련한 의견을 따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정부나 관계 부처, 대주주인 수출입은행 등에서 뚜렷한 후속 조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지난해 7월 강구영 전 사장이 임기를 약 3개월 남겨두고 조기 사임한 뒤, 7개월째 새 수장을 선임하지 못한 채 차재병 부사장이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늦어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전후로 사장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새해 들어서도 별다른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KAI 내부에서는 수장 공백 장기화가 경영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연초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한 해 사업 전략을 정리해야 하지만, 올해는 사장 공백 상태에 이 같은 절차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 KAI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가지고 있는 계획대로 조직과 전략을 바꿔야 해서 인선이 지연되면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지난해에도 인선 지연에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KB증권에 따르면 KAI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2748억 원, 영업이익은 79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각각 컨센서스를 15.7%, 36.7% 하회하는 수치다. 대외적인 아쉬움도 적지 않다. 김 총리의 KAI 방문 당일 현장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기업 대표가 함께 참석했는데, KAI만 대표이사 대신 직무대행이 자리를 지켜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대외 협력이나 정부와의 소통 측면에서 정식 수장이 있는 곳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방산업이 호황을 맞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 중장기 전략 논의도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올해 KAI를 둘러싼 사업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KAI는 2023년 육군과 계약한 소형무장헬기(LAH) 출고와 한국형 전투기 KF-21 공군 인도라는 굵직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도 KF-21에 관심을 두고 있어 실적 개선 기회를 잡으려면 수장 공백 해소 등 안정적인 경영 체계 확립이 선결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