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1년 만의 방한…한한령 해제 ‘성큼’·면세관광업계 ‘반색’[경주 APEC]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30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는다.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11년 만이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비자 한시 면제에 이번 시 주석의 방한으로 그동안 얼어붙어 있던 양국 간 분위기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면세관광업계 역시 외국인 관광객 확대 전망을 중심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 주석은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다음달 1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 회복·개선이라는 원칙적 입장 표명과 함께 한국이 중국에 바라온 여러 의제에 대한 논의를 나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두 나라 간 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를 지속해서 드러내 온 만큼 특히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이 사실상 해제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에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코로나19 패데믹 이후 줄곧 업황 부진에 시달려 온 면세업계다. 국내 면세점들은 5년여간 장기 불황에 시달리다 최근에서야 K콘텐츠 등에 대한 세계적 관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하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 면세점에서 쇼핑한 외국인 수는 101만2368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월 구매 인원이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시점인 2020년 초 이후 처음이다.

실제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제도 시행 이후 이달 26일까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중국인 방문객 수가 2배 가까이(약 90%) 증가했고 매출 역시 40% 늘었다. 특히 명동점 11층 K-컬처 복합공간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 오픈 효과로 식품·주류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20% 이상 증가했다. 롯데면세점도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단체 방문객 수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에서의 중국 고객 비중 역시 절반 이상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다음 달 30일까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팝업을 운영하고 K팝 응원봉 '모양을 본뜬 아모레퍼시픽의 ‘응원봉밤’ 등 패션과 식품, 액세서리 라인업 확대를 통해 모객을 하는 등 중국 관광객의 한 축인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K컬처를 전면에 내세운 노력도 통한 측면도 있다"면서 "최근에는 식품업체들의 면세점 입점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카지노업계에서도 한한령 해제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달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가 시행돼 관광객 증가 효과가 이달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 등의 글로벌 흥행도 관광객을 더 끌어모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3억1420만 회로 전세계 1억 명이 해당 영화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영화에 남산 서울타워와 낙산공원 성곽길, 강남 등 서울 곳곳이 등장해 이와 연계한 호텔 패키지도 선보이고 있다.

카지노의 경우 중국 등 해외 VIP들이 주로 방문하는 만큼 한한령 해제 분위기 역시 VIP 방문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연관돼 있는 고위층의 경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한령을 무시하기 어려울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간 관계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VIP 유입 확대로 이어질 여지가 큰 만큼 이에 발맞춰 현지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종목의 실적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정책 시행을 앞두고 실적과 밸류에이션 모두 추가 상승 여력을 갖췄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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