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비만 전문가들 “80%는 성인 비만 이어져…급여 치료 필요”

비만 진료, 비급여로 접근성 낮아…생활습관 교정·의료진 도움이 관건

▲국내 의료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비만의 약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개인의 삶에 타격을 주고 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소아·청소년 비만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소아·청소년 비만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크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약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개인의 삶에 타격을 주고, 사회적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10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국내 청소년 비만, 올바른 치료 로드맵은?’ 미디어 세션을 개최하고 소아·청소년 비만으로 파생되는 문제점과 치료 환경을 논의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이해상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홍용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각각 청소년 비만의 현황과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발표했다. 이어 이영준 고려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가 청소년 비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대응 방향과 정책적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이해상 교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중국·일본·대만의 5~19세 소아·청소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은 여아가 24.6%, 남아가 43%로 성별과 관계없이 높은 과체중·비만율을 보였다.

2024년 발표된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 의료서비스 강화 방안 연구 결과, 비만 진료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대사질환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청소년 비만의 약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며, 고혈압·당뇨병·지방간 등의 대사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영준 고려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이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개최한 ‘10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국내 청소년 비만, 올바른 치료 로드맵은?’ 미디어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해상 교수는 “특히 청소년 비만은 자존감 저하, 불안, 우울증 등 정서적 어려움으로 이어져 가족과 또래 관계를 약화하고 학업 성취와 사회적 적응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라며 “결국 비만 청소년이 성인이 되기 전부터 복합적이고 비가역적인 건강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한국은 소아·청소년이 건강한 방법으로 체중을 개선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홍용희 교수에 따르면 한국 소아·청소년들은 비만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여기고, 부모와 전문가를 비롯한 어른과 상의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영국, 호주, 대만 등을 포함한 10개국 청소년·보호자·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공동 연구 ‘액션 틴즈(ACTION Teens global survey study)’ 결과, 한국 청소년의 80%는 체중 감량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청소년 80%가 실제로 체중 감량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보호자 중에서는 약 60%만이 자녀의 체중 감량 시도를 인지했고, 의료진은 비만 청소년의 35%만이 감량을 시도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홍용희 교수는 “청소년은 체중 관리를 자신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 낙인을 내면화할 위험이 있다”라며 “부모와 자녀 간 인식 차이는 가정 내 소통과 정서적 지지의 단절로 이어져, 생활습관 개선의 실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해상 아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개최한 ‘10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국내 청소년 비만, 올바른 치료 로드맵은?’ 미디어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대한비만학회는 진료지침은 청소년 비만 치료의 기본으로 ‘식사·운동·행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교정’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조절이 어렵거나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경험 있는 전문의 판단 아래 12세 이상 청소년부터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처방할 수 있는 비만 치료 주사제다. 이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의 적응증을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으로 확대 승인했다.

이영준 교수는 “비만 치료는 생활습관 변화가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하며, 운동, 정서적인 측면, 식단 등으로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 최후의 보루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라며 “현재 비만 진료는 비급여인데, 적어도 소아·청소년의 비만에 대해서는 급여로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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