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를 개발 제조하는 A 중소기업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오토바이 배터리 공급 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국 이를 접었다. 산업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데다 시장이 워낙 폐쇄적이고 치안이 좋지 않은 게 이유였다. A 기업 대표는 "사업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등 강력범죄 문제가 대두되면서 현지 진출을 타진했던 중소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는 등 전면적인 계획 수정에 들어갔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산업 인프라 및 물류 기반이 워낙 취약한 데다 이번 사태로 캄보디아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현지 진출에 대한 신중론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해 벤처기업과 현지 진출을 모색했던 광주전남벤처기업협회는 한국인 납치·감금 등 치안 문제가 불거진 이후 기업들의 우려가 잇따르자 사업을 전면 보류했다. 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참여를 꺼려하면서 사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기약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협회는 열악한 현지 산업 인프라에도 중소기업의 시장 개척 등 판로 확보를 위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을 활용하면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동남아시아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과 젊은 인구구조, 신산업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벤처기업 생태계 이식 역시 목표로 삼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교육 업체인 B 중소기업도 현지 진출을 위해 바이어와 접촉하는 등 사업 추진의 물꼬를 텄지만 현재는 계획을 접었다. 애초에 캄보디아 측의 사업 추진력이 크지 않아 동력이 떨어진 게 원인이었지만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의 사업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 사이에선 캄보디아에 대한 전반적인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투자 및 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식품·프랜차이즈업계도 현지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캄보디아엔 한류 영향으로 SPC파리바게뜨, 롯데리아, 더본코리아 등이 꾸준히 진출해 왔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브랜드 사용 및 가맹사업 운영권을 제공하되, 운영은 현지 인력으로 운영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해 있다.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위험 노출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다. 최근 캄보디아 진출을 확정한 메가MGC커피와 이디야커피 등도 아직까지는 사업 계획을 변경하지 않은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캄보디아 범죄조직 파워가 인접 국가로 뻗어가는 상황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캄보디아 주변국에서 법인이나 공장을 운영 중인 식품사는 △CJ제일제당(베트남) △대상(인도네시아‧베트남) △오리온(베트남) △팔도(베트남) △하이트진로(베트남) 등이 있다. 급식 주요 기업인 삼성웰스토리와 CJ프레시웨이 등도 베트남 현지 물류센터를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취업사기 사건과 관련해 특별히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나 해당 범죄조직이 동남아 전역에 포진해 있어 혹여 예상치 못한 우발 사태가 추가로 더 생기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