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잇따른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다. 강남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와 반포 원베일리가 나란히 165억원에 근접하면서 일각에선 "대책의 효과는 강남 밖에서만 통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17일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집땅지성'(연출 황이안)에 출연해 "압구정은 단순히 입지나 교통의 문제가 아니라, 한강을 품은 '대한민국 최고 부촌'이라는 상징이 작동하고 있다"며 "재건축이 완성되면 펠리스급 초고급 주거 단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대표는 "압구정 현대 7차 전용 80평(264.4㎡, 공급 100평대)이 165억원에 거래되며 '한국 최고가 아파트' 타이틀을 다시 썼다"며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강남의 상징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두 대표는 "해당 거래는 약정 단계지만 계약금이 오가며 계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1년 만에 35억원이 오른 셈이고 165억원이 실현될 경우 평당 2억원 시대를 여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내다봤다.
또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며 "최근 시장은 개포나 대치보다 압구정·반포·성수 등 한강변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성동구 등 한강 벨트가 새 주도권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은 용산과 마주하며 서울의 중심축에 위치해, 한강 조망권과 입지 면에서 독보적인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며 "과거 산업화 시절부터 현대그룹의 상징적인 주거지로 자리 잡으며 '현대=압구정'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압구정과 쌍벽을 이루는 곳으로 반포를 꼽으면서 "원베일리 95평 역시 165억원에 손바뀜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원화 가치 하락과 정책 불신 때문에 요즘에는 부자들도 불안해 '안전자산'으로 초고가 아파트를 찾는다"며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덕지덕지 붙었지만 시장은 꿈쩍도 안 한다. 압구정과 반포는 상징성 자체가 시장을 이기는 곳으로, 정부가 아무리 규제해도 리딩 단지로서 꽃길을 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대표는 압구정이 신축 되면 반포를 넘는다고 단호히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165억원은 미래 가치를 선반영한 수준일 뿐, 신축 완공 시점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며 "다만 세대별 선호가 다를 것인데, 중장년층은 당장의 쾌적함을 중시해 반포를, 젊은 세대는 미래 가치를 보고 압구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남(압구정), 서초(반포)에 이어 송파(잠실)도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두 대표는 "잠실은 후발 주자지만 영동대로 개발, 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롯데월드타워 등 대형 호재가 몰려 있다"며 "잠실 주공5단지가 재건축에 성공하면 '제3의 강남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두 대표는 "잠실-삼성역-영동대로 축이 새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압구정·반포·잠실이 삼각축을 이루는 서울의 초고급 주거 벨트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대표는 '강남 불패'의 이면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압구정·반포 같은 곳이 사회적 상징이 되는 건 좋지만, 폐쇄적 성벽처럼 변하면 사회적 반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고급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부유층 단지들이 스스로 울타리를 치는 순간 사회적 괴리감이 커진다. 서울은 모두의 도시라는 점을 잊지 말고 정책 당국도 개방적 설계와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