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0.9%로 소폭 상향...내년엔 1.8% 전망
"내년에는 잠재 수준의 정상 성장궤도로 복귀할 듯"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새 정부 들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이 성장률 인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더디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직전 전망치(1.8%)를 그대로 유지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런 내용이 담긴 '10월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의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0.9%)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식 전망치(0.9%)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IMF가 지난 9월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당시 연례협의를 위해 방한한 IMF 미션단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0.1%포인트(p) 높였다. 라훌 아난드 한국미션단장은 발표문에서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0.9%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매년 네 차례에 걸쳐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4월과 10월에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30개국을 상대로 수정전망을 내놓는다. 이에 더해 연례협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성장률 전망을 조정하기도 한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대폭 상향된 1.8%로 예측했다.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잠재 수준의 정상 성장궤도로 복귀할 것을 전망하는 것으로 기재부는 해석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지난 7월 전망(3.0%) 때보다 0.2%p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1%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MF는 "미국의 관세 인하‧유예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 재고 조정‧무역경로 재편 등을 통해 보여진 경제주체들의 양호한 적응력, 달러 약세 등을 고려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 대비 0.2%p 상향한 3.2%로 예측했고 내년 성장률은 3.1%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전망은 현재 수준의 관세가 지속되고, 향후에도 미중간 관세 유예가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작성됐다고 부연했다.
한국·미국·영국·일본 등 41개국이 포함된 선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은 7월 전망 대비 0.1%p 상향된 1.6%로 수정됐다. 이들 그룹의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같은 1.6%로 예측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올해(1.9%→2.0%)와 내년(2.0%→2.1%) 성장률은 관세 인하, 감세 법안 통과, 금융 여건 완화 등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유로존도 아일랜드의 견조한 성장, 독일의 민간 소비 회복 등으로 올해(1.0%→1.2%) 성장률은 상향했으나 내년 성장률(1.2%→1.1%)은 소폭 하향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7개국(G7)과 유로존을 제외한 기타 선진국은 일부 국가의 대미 무역협상 타결, 실질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 개선 등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1.6%→1.8%)은 상향 조정했으나 내년 전망(2.1%→2.0%)은 소폭 내렸다.
신흥개도국 그룹(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 155개국)의 올해 성장률은 4.2%로 전망했다. 중국은 조기 선적, 재정 확장정책이 무역 불확실성‧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희석함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 모두 지난 7월 전망(4.8%, 4.2%) 수준을 유지했다. 인도는 서비스업 등 상반기 실적 호조의 영향으로 올해 전망(6.6%)은 소폭 상향됐으나 내년(6.2%)에는 미국의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성장 전망이 다소 하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물가상승률은 올해 4.2%, 내년 3.7%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이 7월 전망과 같은 2.5%로 유지했으나 신흥국은 0.1%p 낮춘 5.3%로 전망했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전가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올해는 목표치를 웃돈 2.7%를 기록하고 2027년에는 2% 목표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세계 경제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하면서 주요 하방 요인으로 무역 불확실성, 이민 제한 정책에 따른 생산성 악화, 재정 및 금융시장 불안과 AI 등 신기술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무역 갈등이 완화되고 각국이 구조개혁 노력을 가속하면서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경우 세계 경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IMF는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예측가능한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규칙 기반의 산업정책 설계와 지역‧다자간 무역협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세입 확충‧지출 효율화를 통해 재정 여력을 회복하고 명확한 기준점을 포함한 중기재정 프레임워크를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금융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하면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가속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