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소율 마운자로 20.2%, 위고비 13.7%…노보노디스크·릴리, 후속 파이프라인 미지수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체중 감소 효과가 우월한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로 1여 년 동안의 위고비 독주 체제가 재편될 전망이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가 이달 중 본격적으로 국내 출시되면서 위고비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위고비는 2023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고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됐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2023년 6월 식약처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된 후 지난해 8월 비만 적응증을 추가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로, 혈당 강하와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 다만, 마운자로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에도 함께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라서 단일작용제인 위고비보다 효과가 높다.
마운자로는 72주 투여 임상 SURMOUNT-1 연구에서 체중이 최대 22.5% 감소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냈다. 비만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직접 비교한 SURMOUNT-5 연구에서는 마운자로 투여군의 72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이 20.2%로 위고비 투여군 13.7%를 크게 웃돌았다.
가격 경쟁력은 두 제품의 차이가 크지 않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0.25㎎, 0.5㎎, 1.0㎎, 1.7㎎, 2.4㎎ 5가지 용량을 모두 약 37만 원 대에 공급해왔지만, 마운자로 출시를 견제해 최근 용량에 따라 최저 10%에서 최고 42%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마운자로는 2.5㎎, 5㎎, 7.5㎎, 10㎎, 12.5㎎, 15㎎ 총 6개 용량의 공급가가 차등 책정됐으며, 2.5㎎ 기준 약 27만 원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편의성과 접근성 측면에서도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두드러지는 강점은 없다. 비급여 의약품인 만큼,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또 두 제품 모두 환자가 가정에서 주 1회 직접 투약하는 펜 형태의 자가주사 제형이다. 다만 마운자로는 일회용 펜으로 1개월에 4개가 필요하고, 위고비는 다회용 펜이라서 1개로 4주를 사용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국내외 시장에서 마운자로가 등장한 이후 타격이 크다. 이 회사는 당초 올해 매출 증가율을 13~21%, 영업이익 증가율을 16~24%로 전망했지만,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 증가율은 8~14%, 영업이익 증가율은 10~16%로 각각 하향했다.
위고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신약개발도 더딘 상황이다. GLP-1 및 GIP 보조 작용제로 개발하던 ‘NNC0519-0130’과 칸나비노이드수용체유형1(CB1) 차단제 ‘INV-347’ 등 주요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2종 개발을 전격 중단했다. 회사는 전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핵심 전략 품목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중단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 역시 향후 시장에서 입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운자로 후속 제품으로 차세대 경구용 비만치료제인 ‘오포글리프론’을 개발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오포글리프론 역시 위고비처럼 GLP-1 수용체에 작용해 혈당과 체중을 조절하는 기전이다. 주사제와 달리 1일 1회 복용하는 알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달 7일 일라이릴리가 발표한 오포글리프론 3상 결과에 따르면 오포글리프론의 체중 감소 효과는 시장의 기대치였던 15%에 도달하지 못했다. 과체중 성인 3127명이 용량별로 오포글리프론을 1일 1회 복용한 결과, 최고 용량인 36㎎을 투약한 피험자들의 72주간 평균 체중 감소율은 12.4%로 집계됐다. 다만 36㎎ 투약군이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10.3%로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