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규정으로 대체 계획”
국가별 AI칩 통제 시스템 시행 막아
인도ㆍ스위스 등 수출 제한 우려 덜어
트럼프 중동 순방 앞두고 달래기 나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정부에서 마련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규제를 철회하고 새 규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 업체는 일단 안도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전 정부의 AI 규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미국의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훨씬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15일 발효될 예정이었던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제3국을 통해 미국 수출 제한을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기 막판인 1월 13일 ‘AI 확산 프레임워크’라는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전 세계 국가를 △한국ㆍ대만ㆍ일본 등과 같은 동맹ㆍ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중국ㆍ러시아ㆍ북한ㆍ이란 등 우려 국가로 세 그룹으로 나누고, 등급에 맞춰 AI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동맹국가에는 무제한으로 칩 수출이 가능하며, 일반 국가는 칩 수출 개수에 제한이 있다. 우려 국가에는 칩 수출을 못하도록 했다.
이렇게 반도체 기업에 부담을 주는 규정이 일단 폐지된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3.1% 급등했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7% 올랐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반도체업계와 기술업계는 AI 확산 프레임워크에 강력 반대해왔다. 이 규칙이 시행되면 인도, 스위스,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AI 하드웨어 수량에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화웨이와 같은 중국 경쟁업체가 자체 AI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 세계 시장이 미국의 기술에 크게 의존하게 될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에서는 AI와 기타 첨단 기술에 대한 규제를 보다 관대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동시에 국제적으로는 이 분야에서 부상하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수정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의 13∼16일 중동 순방 일정을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UAE)ㆍ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이 AI 칩 확보 제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해외에서 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의 적대 세력이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미국 기술의 번영을 보장하는 규칙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단, 신규 규정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기존 칩 수출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