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민, 시위사태 장기화에 전 세계서 집구하기 나서

입력 2019-12-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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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싱가포르·일본 등에서 부동산 구매 활동 증가”

▲홍콩 이공대 밖에서 11월 2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홍콩에 영광을’ 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시위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주민이 시위사태 장기화에 전 세계서 집을 구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부동산 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홍콩 시민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많은 홍콩 사람이 더 안전한 미래를 보장받고자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 이외의 장소에 새 터전을 마련하려 한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의 벤 버스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세계 다른 주요 부동산시장으로의 자본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호주와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에서 모두 구매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민주화 시위는 홍콩 경제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끼쳤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 6개월간 무려 1만6000회 이상의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는 지하철 등 교통시설이나 중국계 매장을 파손했다. 홍콩 정부는 보안 우려로 새해 전야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일부 주민은 다른 곳으로의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40대의 한 홍콩 주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백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시위대와 정부 모두 자신의 입장이 확고해 타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대만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아파트를 사려 한다”고 말했다.

홍콩 중산층은 비교적 저렴한 아시아에서 집을 구하지만 부유층은 서구권 부동산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호주에 끌리고 있다.

CBRE그룹의 콜린 그리핀 호주 담당 이사는 “홍콩 구매자의 관심이 지난 2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아졌다”며 “최근 시위로 가족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그 원인이다. 호주는 안전한 피난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도 인기 있는 장소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근무하는 데이비드 호 CBRE 수석 부사장은 구매자와 투자자들을 만나고자 홍콩과 마카오에 자주 출장하고 있다. 그는 “35~40세의 젊은 가족이 캐나다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그들에게 폭 넓은 정보를 주고자 이민과 교육 컨설턴트, 모기지 중개인, 회계사 등을 동원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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