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 고급식당 폭탄 공격…‘부차 학살 지휘관’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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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상자’ 폭발…3명 사망·21명 부상
러 항공우주군 수장 차이코 표적설
부차 학살 지휘책임으로 EU 제재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식당에서 1일(현지시간) 폭탄이 폭발하고 나서 경찰들이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고급 식당에서 비공개 행사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제폭탄이 터져 세 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당시 식당에서는 ‘부차 학살’ 당시 러시아군 작전을 총괄했던 알렉산드르 차이코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의 생일 행사가 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CNN과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0분께 모스크바 쿠드린스카야 광장에 있는 고급 이탈리아 식당 ‘발치 로시’ 입구에서 사제폭탄이 폭발했다. 폭탄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이 여성을 제지한 경비원, 식당 고객 등 세 명이 숨졌다.

러시아 국가대테러위원회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이 폭발물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를 들고 식당에 들어가려 했다고 밝혔다. 여성은 상자를 ‘선물’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경비원이 내부를 확인하려던 순간 폭발이 발생했다. 폭탄은 여성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터졌다.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는 수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폭발물이 원격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탄을 운반한 여성도 상자 안에 폭발물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폭발물의 위력은 TNT 1㎏ 상당으로 추정되며, 인명 피해를 키우기 위한 금속 구슬도 다량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 당시 식당은 일반 영업을 중단하고 야외 테라스에서 비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평소보다 삼엄한 경비가 배치됐으며 경비원이 여성의 접근을 막은 덕분에 폭탄이 행사장 내부에서 터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코메르산트는 경비원의 제지가 없었다면 사상자가 훨씬 많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폭발이 발생한 발치 로시는 모스크바 도심 프레스넨스키구의 가든링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다. 1950년대 스탈린 시대에 건립된 초고층 건축물인 이른바 ‘세븐 시스터스’ 가운데 쿠드린스카야 광장 빌딩 아래에 위치한 유명 식당이다. 폭발 직후 경찰과 소방·구급 인력이 대거 출동했으며 수사 당국은 현장에 특별수사팀을 투입했다.

공격 대상은 당시 비공개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독립매체와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식당에서 차이코 총사령관의 55세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차이코가 폭탄 공격의 표적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러시아 당국은 행사 참석자나 표적의 신원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차이코가 현장에 실제로 있었는지와 부상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차이코는 러시아군의 시리아 주둔군과 동부군관구를 지휘한 뒤 올해 5월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 임명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현지 러시아군의 최고위 지휘관 가운데 한 명으로 키이우 방면 작전을 지휘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부차에 진입했을 당시 현지 군사작전을 총괄한 상급 지휘관으로 지목됐다. 유럽연합(EU)은 그의 지휘 아래 있던 병력이 민간인 살해와 고문, 약탈 등에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3월 부차 학살에 대한 지휘책임을 물어 차이코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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