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국면 접어든 메르스…'1차 검역 구멍'은 숙제

입력 2018-09-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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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검역소 '적극적 조치' 가능하도록 법 개정 필요"

▲메르스 확진환자 관련 의심환자 현황.(자료=질병관리본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유입에서 드러난 1차 검역시스템의 허점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메르스 의심환자는 모두 13명이다. 기존에 신고된 11명(밀접접촉자 1명, 일상접촉자 10명)에 15일 새로 신고된 2명(일상접촉자)이 더해진 숫자다. 모두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20일 추가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의심환자 1명을 포함한 전체 밀접접촉자 21명도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2차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판정되면 밀접접촉자 및 의심환자 전원은 22일(최대 잠복기) 0시부로 격리에서 해제된다.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접촉자가 제한적인 점, 평균 잠복기(6일)를 넘겨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메르스 유입에 따른 확산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신속한 국가지정 격리병동 이송과 밀접·일상접촉자 확인·격리가 메르스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주된 평가다.

다만 확진자가 처음 병원에 내원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1차 검역시스템(공항검역소)의 허점은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쿠웨이트에서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입국한 확진자는 별다른 조치 없이 인천국제공항검역소를 통과했고, 택시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확진자가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동네 의원 등을 이용했다면 2015년 사태가 재현됐을 수도 있다.

이는 현행법상 한계다. 검역법상으론 증상이 아닌 의심되는 감염병명에 따라 격리·검사 등 검역조치가 가능하다. 입국자가 법정감염병 감염으로 특정될 수 있는 증상을 신고하지 않고, 열화상카메라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면 검역소에서 임의대로 검역조치를 할 수 없다. 이번 확진자는 열화상카메라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고, 증상도 ‘설사’만 신고했다.

양종수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소장은 “현재 검역은 입국자의 자진신고의 의존하는 방식”이라며 “현행법 체계에선 신고서와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검역을 제대로 하려면 전반적인 검역체계를 고쳐야 한다”며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데 현장에서 검역 방식만 적극적으로 바꾸는 건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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