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에 붙여 준조세로 국민에게 부과되는 에너지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면서 방만운영 해소를 위한 전면개혁이 요구된다.
이미 여유자금이 1조원을 초과해 적정규모의 5배를 넘어 선데다 대기업과 원자력 등 특정 사업에만 집중돼 제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다.
13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의원(사진.천안을)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한‘2014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시행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여유자금이 1조1122억원으로 국민부담을 줄이는 개편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기금은 에너지빈곤층 지원 등 전기와 관련된 공익사업을 위해 지난 2001년 신설돼 현재는 전기요금의 3.7%를 추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10만원이면 3700원을 추가해 기금으로 내야한다.
전기요금 고지서에 이를 표기해야 하기만 아파트의 경우 통합관리비로 징수되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기금의 존재여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전력기금은 2001년 시행 첫해 3793억원에서 2002년 1조원을, 2006년 2조원을 각각 넘기고 올해는 3조원을 훌쩍 넘겨 3조14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는 에너지공급체계구축과 녹색성장 등 사업비로 1조7376억원을 사용하고 여유자금운용으로 1조1122억원, 정부내부지출금으로 3000억원씩을 배정했다.
하지만, 사업성 대기자금인 여유자금이 사업비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아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사업비 대비 여유자금은 64%로 정부가 적정선으로 제시한 10∼15%(1700억∼2600억원)와 비교해 4.34∼6.4배나 높았다.
특히 해마다 여유자금을 과다하게 보유했던 정부는 지난 2009년 기금 1700억원을 투자했다가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 350억원을 까먹는 등 혈세를 날리기까지 했다.
여유자금이 이자돈놀이에 사용되는 것도 기금취지에 어긋난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전력기금 여유자금 5975억원을 장단기 저축해 이자 126억원(3.2%)의 수익을 비롯해 2012년 162억원(3.8%), 2011년 115억원(4.5%)의 수익을 올렸지만, 국민혈세로 이자놀이가 적정한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금의 사업별 지원 역시 당초 기금운영 목적과는 달리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 등은 외면당하고 연간 50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이 대기업의 연구개발비(R&D)와 원자력문화재단 운영비 등 홍보사업에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도 사업운영의 집행이 투명하지 못한데다 원자력(0.25원/㎾h)과 석탄(0.15원/㎾h)발전소 차별로 지역갈등까지 빚는데 올해 1240억원이 사용된다. 발전소 건설민원에 발전소가 부담해야 할 민원처리비도 올해 967억원이 전력기금에서 배정됐다.
더욱이 전력기금 관련 조직을 한전 등으로부터 파견 받아 운영하면서도 해마다 80억원씩 경비를 사용하는 등 방만운영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전력기금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된다면 지출사업비 5000억, 여유자금 8500억, 정부내부지출(기금운영출자금) 1500억 등 모두 1조5000억원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며 “전면개혁을 통해 현행 3.5%의 기금요율을 2%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