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출구전략 방향성 불확실ㆍ중국 경제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 클 듯
이번 4분기 채권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이 임박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채권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팀 콘돈 ING 아시아리서치 대표는 전날 보고서에서 “우리는 높은 불확실성이 4분기 시장에 리스크 회피 성향을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미국 장기채권과 투자등급 채권을 가장 수익성이 좋을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도 함께 커져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을 뒷받침해줄 것이란 설명이다.
콘돈 대표는 이러한 불확실성 확대 배경으로 연준의 출구전략 움직임과 중국의 경제 저성장 우려를 꼽았다. 그는 “연준의 이달 말 제3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를 앞두고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무성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콘돈은 이어 “연준은 이 부분에서 투명하고도 시장의 기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연준의 신중함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바탕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준비태세를 갖추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변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분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동시에 채권가격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중국이 올 초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치(7.5%)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연말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3월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7.2~7.3%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안전자산 움직임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3분기 채권 수익률도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CNBC는 전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처음 시사한 지난해 5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0%대에서 시작해 이후 서서히 올라 올해 초 3.0%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금리는 현재 2%대 중반으로 다시 후퇴했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독일 국채(분트) 10년물과 미국채의 금리차(스프레드)가 넓게 확대된 상황에서 분트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분트 금리가 정체되거나 더 떨어지면 미국채 금리가 오를 여지도 적어진다”고 말했다. 유럽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커진 상황에서 분트와 함께 미국채 수요도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