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엔低' 현상에 원화 환율이 요동치면서 증시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높아진 변동성 탓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며 증시 주변에 대기자금이 풍부하지만 증시 유입은 멈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엔저 부담으로 원/엔 환율 하락 우려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환율 변동폭이 가팔랐던 만큼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 엿새 연속 하락하며 2일 1980선 마저 내줬다. 이는 종가 기준 6월23일 이후 최저치다.
문제는 환율이었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11주 연속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빠르게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063.50원까지 치솟은데 이어 2일에도 1061.4원을 기록하는 등 연일 1060선 이상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60을 넘어선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반대로 원·엔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100엔당 7월 평균 1003.66원에서 8월 995.03원, 9월 963.16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5개월(4월~8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9월 들어 6224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팔자'로 돌아섰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신흥국 자산에 투자해온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변동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시 주변 대기성 단기자금이 계속 쌓이고 있는 것. 지난 1일 기준 단기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로 3468억원이 유입돼 총 설정액 85조36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66조원대에 비해서는 3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투자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강세 기조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기 이전까지는 경계심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월 이후 후 유로화의 새로운 정책 부재와 엔화의 절하폭 조절로 약세 흐름이 제한될 수 있고 테이퍼링 종료 이후 반복될 논쟁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