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주년/ 중국 IT 선도하는 五福星] 마화텅 텐센트 회장, 베껴 만든 QQ·위챗 대박… 중국내 ‘영향력’ 시진핑 앞서

입력 2014-10-0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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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QQ 월 사용자 8억명… ‘창조적 모방’ 통해 발전 평가

▲마화텅 텐센트 회장 겸 CEO. 블룸버그
마화텅 텐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42세에 중국 영향력 1위에 빛나는 젊은 리더다.

미국 종합경제지 포춘이 지난 4일 발표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 1위를 차지했고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순위에서는 중국인 가운데 가장 높은 2위에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공상은행과 페트로차이나 같은 쟁쟁한 메이저 국영기업 경영진을 제치고 마화텅이 영향력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텐센트는 지난해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해 현재 1200억 달러에 이른다. 시총은 시스코와 휴렛팩커드(HP)보다 많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는 QQ와 위챗(WeChat)을 앞세워 트위터를 능가하며 매출은 페이스북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 2004년 홍콩증시 상장 이후 회사 주가가 1만2200% 이상 상승하면서 마화텅도 돈방석 위에 앉게 됐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9월 중순 기준 마화텅의 재산은 약 156억 달러(약 2조6300억원)로 로빈 리 바이두 회장과 중국 2, 3위를 다투고 있다.

이런 회사의 외형적 성장과 개인적 부는 물론 중국인의 인터넷 생활과 텐센트의 밀접한 관련도 마화텅의 영향력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다. PC 전문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인 QQ의 월 실제 사용자는 8억1600만명에 이른다. 모바일 메시징 앱 위챗의 사용자도 약 4억명에 달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거의 모든 중국인이 QQ나 위챗을 쓰는 셈이다.

선전대를 졸업한 마 회장은 지난 1998년 텐센트를 공동 창업했다. 회사의 첫 작품인 QQ는 곧 폭발적 인기를 얻어 이른바 ‘중국의 아메리카온라인(AOL)’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QQ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지금의 텐센트를 만들었다.

텐센트는 다른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모방해 지금처럼 성공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당장 첫 작품인 QQ도 AOL의 메신저 ICQ를 모방해 내놓은 QICQ로 인해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당하자 부랴부랴 이름을 바꾼 것이다.

2000년대 초에는 한국의 아바타를 본따 유료 사업모델을 도입했다.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되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 스티커 등을 판매해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위챗의 성공도 우리나라 메시징 앱 카카오톡 벤치마킹에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지분 14%를 확보한 뒤 이사회를 통해 노하우를 속속들이 익혀 위챗에 적용한 것이다.

시나닷컴의 왕즈둥 전 CEO는 “마화텅은 카피로 악명 높은 왕”이라고 비꼬았고 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도 “텐센트의 문제는 혁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화텅은 자신이나 회사가 모방을 통해 발전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베끼는 것이 사악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텐센트는 단순한 베끼기가 아니라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기존 서비스를 변형하는 창조적 모방을 통해 발전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QQ는 기존 ICQ와 달리 고객 정보를 PC가 아닌 서버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사용자가 오프라인 상태인 다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다른 기기에서도 QQ 친구 명단을 그대로 쓸 수 있게 하는 등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위챗도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가 아니라 게임과 금융,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배준호 기자 baejh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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