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까지 발목 수출주 ‘비상’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는 엔저(低) 현상 또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대로 예상됐다. 하지만 애플의 신제품 출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급부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 전망치는 가파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이 4조원대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LIG투자증권(3조9290억원), 대신증권(3조9470억원), 동양증권(3조9500억원) 등은 3조원대 후반을 제시했다.
더욱이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한 단계씩 내렸다. 실적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정유·화학업종도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엔저 현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실적 개선에 부정적이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하락해 950원대까지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100엔당 873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ING(894원), 씨티(898원), JP모간(882원) 등 4곳은 800원 후반대로 하락할 것을 예상했다. 특히 BNP파리바는 1년 안에 100엔당 786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수출주 등은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한국거래소도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힘들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국회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액이 올해 6조원에서 내년 6조2000억원으로 3.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대금 규모 역시 2000년대 중반의 7조원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