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한중합작 봇물] “K-무비 띵하오” 알리바바 1000억·CMC 800억 ‘베팅’

입력 2014-09-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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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투자·홍보·기술력 등 부족해…中공룡자본 한국영화에 ‘러브콜’

영화 ‘명량’의 1700만 관객 돌파는 단순한 흥행 열풍을 넘어 국내 영화계의 ‘폭발시대’를 선언했다. 인구 5000만의 나라에서 1700만명이 한 영화를 관람하는 현상은 한국이 유일하다. 앞서 2년 연속 한 해 1억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시장의 영향력은 ‘K-movie’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한류의 주무대로 자리 잡은 중국은 캐스팅, 수입 배급을 넘어 합작의 형태로 K-movie를 가장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병헌, 배두나, 하지원 등이 혈혈단신으로 할리우드 무대를 두드렸다면 배우는 물론, 제작사, 투자배급사 등 조직적 진출이 이뤄지는 곳이 찰리우드 시장이다.

중국과 한국 영화의 결탁은 엄청난 자본이 배경에 있다. 중국 영화시장은 현재 4조9000억원 규모로 ‘본고장’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 2위의 시장을 갖고 있다. 한국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게다가 한 해 스크린 수가 수천 개씩 늘어나고 있으며 제작 편수도 해마다 급증한다. CJ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극장업계의 중국 진출은 이미 정점을 찍은 상황이다. 양질의 영화 제작 환경과 효율적인 투자 배급 기술, 적극적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에는 ‘신대륙’의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거대 자본이 확보된 영화시장의 질적 발전에 목말라 있는 중국 영화계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중국과 한국의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은 이 같은 합작 형태의 영화 출범을 가속화했다. 과거 한국 영화의 중국 진출에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진 외국 영화 편수 제한이 합작영화의 경우 중국영화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입 영화를 할리우드에 국한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합작 영화는 수입에 제한이 없어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의 유력 영화사 화이브러더스와 합작했던 ‘미스터 고’가 그 시작이었다면 ‘이별계약’의 경우는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이별계약’은 지난해 4월 한중 합작 형태로 중국 현지 개봉했다. 한국형 멜로의 잇따른 실패 사례에도 홀로 총 3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 신화를 이룩했다.

영화의 한중 합작 형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송혜교, 곽재용 감독 등으로 대표되는 인적 합작이 그 첫 번째이고, 대형 투자배급사 CJ의 자본합작, 제작ㆍ연출ㆍ투자ㆍ홍보에 의한 노하우 합작이 주요 골자다. 국내 영화계가 톱배우의 출연료를 4억~7억원으로 책정하는 데 반해 중국은 10억~15억을 지급하며 한국 배우들을 앞다퉈 캐스팅하고 있다.

앞서 송혜교, 권상우, 손태영, 임수향, 최시원, 박시후, 지진희 등이 잇달아 중국 영화에 캐스팅된 것은 단적 사례다. 송혜교 소속사 UAA 측은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국내 성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 대한 도전을 택했다. 중국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으며 양질의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합작이 어느 쪽의 이해관계에 얽힌 갑을관계가 아니라 ‘윈윈전략’이라는 점도 중국의 ‘큰손’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중국의 국책 펀드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은 한국 영화에 무려 8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는 한국 영화에 100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접속’의 장윤현 감독이 제작한 ‘평안도’,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20세여 다시 한 번’, 박광현 감독의 ‘권법'’ 박광춘 감독의 ‘러브앤 란제리’ 등이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김영구 팀장은 “중국의 영화 관객수는 지난해 6억명에 달했다. 영화시장 역시 조만간 할리우드를 넘어 1위에 올라설 것. 한국 제작사와 감독들이 할리우드가 아니라 중국으로 향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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