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ㆍ담배 광고 금지 소식에 편의점 업계, 복잡한 속내

입력 2014-09-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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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하루동안 관련 매출 32.9% 상승...광고금지에 가맹점주 수익 줄어들 듯

담뱃값 2000원 인상 소식이 포함된 금연대책으로 편의점 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담뱃값 인상 전에 담배를 미리 사려는 발길이 이어지는 등 매출 상승 기대와 함께, 담배 광고 금지로 가맹점주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A편의점에 따르면 10일 하루 동안 담배 매출은 전주 수요일 대비 32.9% 뛰었다. 2일부터 매일 집계한 담배 매출 증감률은 전주대비 1% 내외였으나, 담뱃값 인상 논의 소식이 전해진 10일에만 이례적으로 급증한 것.

B편의점에서도 10일 담배 판매량은 지난주 수요일보다 31.2%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담배는 평소 매출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품”이라며 “10일 하루 동안 매출 변동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담뱃값 인상 소식에 담배를 미리 사 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30% 매출 증가를 보루 단위로 구입하는 담배 사재기 현상이 일반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부 점포에서 보루 판매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편의점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편의점의 마진율이 변하지 않을 경우 담뱃값 인상은 편의점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편의점의 경우 현재 세금인상분을 포함한 단순 담배판매가격에 10%의 마진을 누리는 구조로, 마진율이 변하지 않고 담배가격 인상율이 수요 감소율보다 높을 경우 실적증가에 도움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이 통과되면 BGF리테일 영업이익이 수요감소가 없을 경우 308억원, 수요가 30% 감소할 경우 216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소매점 담배 광고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반가울 것 없다는 속내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편의점 등 소매점 담배 광고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이 경우 편의점은 점포 내에서 진행하던 광고로 받던 수익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울상이다. 담배 광고로 올리는 매출이 아예 끊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담배 광고를 통해 점포당 30만~50만원씩 수익을 올려 왔다.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점포는 담배 광고로만 월 2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낸 담배광고비 정산금 청구 소송 소장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본부는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정확한 담배광고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편의점 업체들은 담배 광고로 올리는 연간 100억원 안팎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송을 대리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담배회사들의 광고 선전비는 KT&G 956억원,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648억원, 한국필립모리스 527억원, 제이티인터내셔널코리아 49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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