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혜택 축소' 기업·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30% 참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관치금융 철폐 등을 내세워 3일 하루짜리 총파업을 강행했다. 금융권 총파업은 지난 2000년 이후 14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 참여자가 전체의 10% 수준에 그치면서 시중은행 등 일선 영업점의 혼란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었다. 노조는 이날 총파업 참가자가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각 금융사에서 파악한 총파업 참가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참가자는 1만명 가량으로 전체 조합원 10만명의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상대적으로 파업 관련 동력이 작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은 파업 참여 인원이 매우 적었다. 우리은행은 전체 1만5000명 중 1000여명이 총파업에 참여했으며 농협은행은 1만4000명 중 700여명이 동참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파업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과 관련해 별도로 조합원 총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정족수인 3500명가량을 넘겨야 하지만 사측의 압박과 노사 충돌 등으로 총회 참석 인원은 한참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일선 영업점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경우 총파업과 함께 종합상황본부까지 구성했지만 가동하지 않았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별도의 비상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다만 기업·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파업참가율은 높은 편이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1만2000명 중 3000여명이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1800명의 노조원 중 4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공기업들의 평균 참가율은 25~30% 가량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26일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6%가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의 90%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차별 철폐 △모성보호 및 양성평등 실현 △정년연장, 통상임금 문제 해결 △성과문화 척결 등을 산별 임단협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이밖에 △외환은행 노사정 합의 준수 △KB금융 낙하산 인사 문제 해결 △금융공기업 정상화대책 저지 △NH농협 신·경분리 부족자본금 지원 등 지부별 현안 해결도 촉구하고 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총파업 집회 기자회견에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늘 파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