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배값 인상 재추진… 與 “올해 올릴 수 있을지…”

입력 2014-09-03 09:31수정 2014-09-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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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신중’… 野 “세수난 타개 위한 간접세 증세보다 부자감세 철회 먼저”

정부가 담뱃값 인상 추진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마지막 관문인 국회의 벽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다소 온도차는 있으나 담뱃세 인상이 서민 부담을 증가시키는 사실상의 간접 증세라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3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되면 상의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안에 인상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만 해도 정부와 함께 담뱃값 인상을 시도했지만 흡연가들을 중심으로 한 여론 반발에 부딪히고 야당의 협조도 얻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야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 시절 단행한 법인세 인하 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부자감세 철회’가 선행돼야 담뱃값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외국과의 비교, 국민건강, 여론 등을 함께 고려해 검토할 사안”이라면서도 “담뱃세와 주세처럼 서민 부담이 증가되는 간접세 인상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부자감세가 더 문제”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담뱃세 인상을 통한 흡연률 저하 등 국민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세수난 타개 목적이라는 게 야당의 판단이다. 실제로 담뱃값을 인상하겠다는 건 담뱃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폐기물 부담금 등 제세부담금을 올리겠다는 의미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담뱃값 인상이 관철되더라도 당초 목표한 2000원 인상안보다는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흡연가들의 거센 반발과 야당 반대 속에 절충될 것을 염두에 둔 정부가 10년 전처럼 500원 수준 인상을 목표로 두면서도 2000원 인상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위해 국민건강증진법, 지방세법 등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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