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생존 키워드 '통합'] 은행, 저금리•저성장 ‘보릿고개’ 통합으로 넘는다

입력 2014-08-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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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銀 ‘1조 시너지’… 산은+정금公 ‘창조금융’ 물꼬

“매킨토시가 뛰어난 이유는 과학자, 뮤지션, 시인, 예술가 등이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다”‘스티브잡스’

통합의 중요성에 대해 스티브잡스가 한 말이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구성원 하나 하나가 목표 의식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화합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서 극심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은행들도 생존을 위한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중은행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국책은행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통해 시장선도 =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두 은행의 합병으로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만으로 대기업 여신이나 외환거래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의 원화대출 규모는 109조6000억원이다. 외환은행 52조4000억원을 더하면 통합은행의 원화대출 규모는 162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민은행(190조원) 바로 다음이다. 통합만으로 우리(160조6000억원), 신한(153조3000억원), 기업(144조8000억원), 농협(144조4000억원) 등을 한번에 앞서는 셈이다.

활동 고객수도 550만명(지난해 기준)으로 늘어나 고객기반도 넓힐 수 있다. 그만큼 영업 기회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활동 고객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1250만명)의 절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한은행(820만명), 우리은행(770만명)과는 경쟁체제를 갖추게 된다. 카드 부문은 시장 점유율도 7.8% 수준으로 높아져 업계 내 6위로 성장 가능하다.

통합시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는 비용절감이다. 하나금융은 조기통합시 연간 3120억원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IT중복투자방지 799억원 △카드회원모집비용·운영비 절감 674억원 △외화채권 발행비용 절감 607억원 △인력재배치·통합·구매·중복점포개선 612억원으로 총 269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하나PB·외환FX 등 상호 강점 공유 225억원 △채널 효율화·영업력 증대 따른 신용카드 수익 204억원 등을 통해 총 430억원의 수익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나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년 빨리 조기통합을 이뤄낸다면 약 1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정금공, 정책금융 ‘맏형’ 귀환 = 내년 1월 1일에는 산업은행, 산은금융지주, 정책금융공사 등 3개 기관을 합친 ‘통합 산업은행’도 출범한다.

정부가 산업은행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는 이유는 창조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 구조조정 및 금융 국제화 선도기관 역할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산은 민영화 추진 동력이 약화된 만큼 정금공 업무를 발전적으로 승계해 정책금융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통합산은이 출범하면 정금공의 대외 정책금융 업무는 수출입은행으로 이관되지만 대내 정책금융 업무는 모두 통합산은이 맡는다. 벤처투자, 온렌딩 등 정금공의 주요 기능은 통합산은 내 독립부서에서 수행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금공 업무를 발전적으로 승계해 정책금융 지원에 한치의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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