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현대건설 인수戰 선점하나

입력 2006-08-28 15:56수정 2006-08-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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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총재, ‘舊 사주’ 현대그룹 책임 소재 사전정리 필요성 언급

현대건설을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일전(一戰)을 준비중인 가운데 현대건설의 구(舊)사주(옛 주인) 문제로 현재중공업그룹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산은 총재, 현대그룹 책임 소재 사전정리 필요성 언급

현대건설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28일 “현대건설 매각 문제는 구(舊)사주(옛 주인)문제를 사전에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LG카드 매각과정에서 공개매수 문제가 불거진 것처럼 현대건설도 그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어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후 매각하는 과정에서 원래 주인이 다시 인수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로 비춰질 수도 있다”며 “이 부분들을 정리하고 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출자전환 주식에 관한 매각준칙에서 부실책임을 야기한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하되 부실책임의 정도 및 사재출연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사후평가를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한 지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1년 3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전까지 고(故) 정몽헌(MJ) 회장의 현대그룹 계열이었다.

◆현대그룹 ‘인수자격론’ 불거질 가능성

따라서 김창록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과거 지배주주였던 현대그룹의 책임소재를 사전에 정리하고 가야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향후 추이에 따라서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에 대한 ‘인수자격론’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여 만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 지난 5월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에서 벗어났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12.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 산업은행 14.87%, 우리은행 14.58%, 국민은행 5.14% 등을 소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보유지분중 50.3%에 대한 매각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 후보자로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두산, 한화, 유진그룹 등도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창록 총재의 이날 발언은 그만큼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건설의 구(舊)사주(옛 주인) 문제로 현재중공업그룹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수도 있음을 가능케 한다.

◆현대중공업그룹 유리한 국면 전개되나

현재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KCC그룹과 공동전선을 결성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CC는 현재 현대중공업에 대해 정몽준 의원,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3대주주로서 지분 8.1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으로 핵분열하기 전의 옛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상징성을 갖는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을 일구면서 모태가 됐던 기업이다. 현대그룹의 적통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현대그룹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분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대重 인수땐 현대상선 지분구조에도 지각변동 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4월 현대상선 지분 26.68%(당시)를 기습적으로 매입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 지분은 25.48%를 보유하고 있고,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KCC 5.90%를 합하면 31.38% 수준이다.

현대그룹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18.72%를 비롯, 현정은 회장 1.67%, 케이프포춘 10.01%, 우리사주조합 5.83% 등 우호세력을 합한 지분이 40.54%에 이른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30%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그룹과의 지분 격차를 1%P차로 좁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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