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100일…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 잡아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수요 브리핑에서 “이 회장의 건강이 여러 가지로 상당히 호전됐다”며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앞으로도 (이 회장의 건강이) 지속해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매우 긴박한 상황을 겪었고, 심장 스텐트(stent) 시술, 저체온 치료 등을 통해 현재 안정을 되찾은 상태다.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 회장의 공백이 10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지만 삼성은 잘 짜여진 ‘시스템 경영’으로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특히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성장동력을 직접 챙기며 중심을 잡고 있다. 더불어 수년간 이어온 경영상 난제를 하나둘씩 해결하며 안정을 유지하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내 대기업 오너로서 유일하게 지난달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3차례 만남을 갖는 등 안팎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 국가의 특허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은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재확인시켰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온 지 2주 만인 지난달 29일 시애틀로 다시 출국했다. 그리고 며칠 뒤 삼성전자와 애플이 3년 4개월 만에 극적인 화해무드가 조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업계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 부회장의 협상력과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피해 노동자 보상 문제와 관련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대화의 물꼬를 튼 것도 중요한 경영상의 변화다. 삼성전자는 13일 오후 반올림 측고 6차 대화를 이어간다.
한편, 여름 휴가기간을 갖고 2주 만에 다시 모인 삼성 사장단은 이날 회의에 앞서 차동엽 신부(인천카톨릭대 교수)에게 ‘교황의 공감 리더십’에 대해 배웠다. 이번 강연은 14~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맞아 특별히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