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실리콘밸리 ‘인재 이직 제한 담합’ 조장”

입력 2014-08-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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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잡스가 담합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 있어”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블룸버그)

미국 실리콘밸리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가 인재의 이직활동을 제한하는데 앞장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1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최근 미국 지방법원은 최근 애플을 비롯한 구글 어도비 인텔 등 실리콘밸리의 대표주자 기업들이 제시한 이른바 ‘인재 스카우트 자제 답함’ 합의안 승인을 거부했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이들 4개 회사가 집단소송 대표원고 4명 중 3명과 합의해 지난 5월 내놨던 3억2500만 달러 규모의 합의안에 대해 승인 거부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제시한 합의금액이 불법 담합으로 직원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고 측은 앞서 이들 4대 기업이 엔지니어 등 일부 직원들이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으로부터 더 좋은 조건의 이직 제안을 받지 못하도록 담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4대 기업은 이런 합의가 각 기업의 인재들을 뺏길 우려 없이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이들 기업의 주장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합의안 승인을 거부하면서 잡스가 이러한 인재 스카우트 자제 담합을 주도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잡스가 (이 담합에 대한) 핵심 인물임을 시사하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 “그 증거는 잡스가 이 담합 거래를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픽사와 루카스 필름에 맨 처음 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후 담합은 다른 기업들에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으며 담합이 실리콘밸리로 확산한 후 잡스는 이 담합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고 판사는 덧붙였다.

특히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우리가 채용과정에서 만드는 변화에 잡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구글 측은 8년 전 파리로 사업확장을 고려하고 있을 당시 잡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따르면 잡스는 구글이 사업확장을 위해 전ㆍ현직 애플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계획을 진행하지 않기를 원했으며 구글의 계획을 바꾸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고 판사는 잡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나머지 3개 업체는 상대 업체의 채용 결정에 개입하는 등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고 봤다. 폴 오텔리니 인텔 전 CEO는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 서명하지 않았으며 단지 슈미트 회장과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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