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모바일 증권거래 접목… 모의투자로 실전감각 익혀보고 메신저로 친구와 정보 교환도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은행 적금밖에 모르던 그가 주식에 발을 디딘 까닭은 카카오톡 메신저 덕분이다. 즐겨 사용하던 카톡에 증권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생겼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
김씨는 먼저 모의투자를 통해 투자의 감을 익힌 후,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를 통해 실제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카카오톡 증권플러스에서 카톡 친구들의 관심 종목도 볼 수 있고, 서로 의견도 교환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소액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보니 경제를 보는 눈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STS의 매력에 빠진 그는 최근 스넥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는 “스넥의 경우, 내 종목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알려 주기 때문에 매 순간 시세를 확인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권가에는 STS(소셜트레이딩서비스)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STS는 증권거래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합친 신조어로 메신저 친구들과 주식 정보, 투자 수익률 등을 공유할 수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S는 모바일을 통한 단순한 주식거래를 넘어 주식 관련 정보와 관심 종목 등을 SNS를 통해 공유한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새로운 주식거래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STS의 시작을 알린 것은 바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5%(3500만여명)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신생 벤처기업 두나무가 개발한 카카오톡 기반 소셜 트레이딩 앱인 ‘증권 플러스 포 카카오(Plus for kakao)’는 키움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업무제휴를 맺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금융업계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내세운 바른FN이 ‘트레이드 스타’를, 공학도와 증권사 출신 고급 인력이 합심한 위버플이 ‘스넥’을 잇따라 선보이며 STS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의 ‘트레이드 히어로’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팔로어’, ‘채팅’ 등 소셜 개념을 접목했다.
STS 열풍은 주식이라면 다소 어렵게 생각하던 20~30대 젊은층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실제로 모바일 주식거래가 시작되며 20~30대 주식투자자는 지난해 134만명으로 전년보다 9만명 늘었났다.
지난달 21일부터는 증권전산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코스콤이 ‘증권 플러스 포 카카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의투자 서비스 ‘힌트’(HINT)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전략을 검증하고 주식투자 결과를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모의 주식투자 서비스다. 또 오는 10월에 카톡 증권플러스는 투자 실력을 겨루는 ‘모의투자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톡 친구들과 모바일 게임 ‘애니팡'에서 순위를 매기듯 투자 수익률을 놓고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나무 측은 “현행법상 정보 공유가 가능한 한도 안에서 실제 투자수익률 등도 친구들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톡을 무대로 펼쳐지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달아오른 만큼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셜 트레이딩 이용자들이 작전에 휘말려 손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의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