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기업호감도지수 51.1점…해외진출 기업 ‘U턴’ 유인책도 부족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대한민국의 기업 운영환경이 취약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가 강한 것은 물론 각종 규제와 제약이 산재해 있어 투자를 결심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하반기 기업호감지수(CFI)’는 100점 만점에 51.1점으로 나타났다. 기업호감도지수는 지난 2012년 상반기 50.9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상반기엔 보통 수준인 50점을 밑돌았다. 이번 조사에서 줄곧 하락했던 기업호감도 점수는 2년 만에 반등했지만, 반기업 정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 투자환경은 지금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내 생산 및 판매 거점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13개사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이전을 고려한 국가로는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가 거론됐다. 한국으로 복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무했다.
한국으로의 U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국내 내수시장이 협소하다는 의견이 56.5%로 가장 높았고, 높은 인건비(18.5%)가 뒤를 이었다. 특히 해외 진출기업이 한국으로의 U턴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 정부 지원제도는 세제지원(41.8%), 자금지원(28.6%), 저렴한 부지제공(11.2%), 외국인 근로자 고용지원(9.2%) 순으로 제시돼 정부의 유인 정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은 국내로 돌아올 요인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처럼 해외 인건비 상승 등으로 대규모 공장이전은 감소했지만 아직 국내 제조업 환경이 떠나는 기업을 붙잡을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한 데다 밖으로 나갔던 기업들을 불러들일 만한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명 ‘U턴 기업법’까지 만드는 등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기는 힘들다”며 “왜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었을지부터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해결책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외국인 투자 활성화, 노사 문제 개선도 당면한 과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규제완화와 외국인 투자 활성화, 노사문제 등을 개선해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