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도 변화…손학규 임태희 김두관 고배, 안철수 타격
이번 7·30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11개 지역의 압도적인 승리와 함께, 최대 접전지인 동작을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거물급 여성 정치인 나경원 후보가 복귀했다는 성과도 챙겼다. 반면, 여야의 대선주자급 후보들은 줄줄이 패배하며 체면을 구겼다.
나 당선자는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이 강했던 이번 재보선에서 유일한 서울지역에서 결과를 만들었다는 점과 함께, 그동안 야권에 승리를 담보했던 ‘단일화’에 맞서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이 전반적이다.
나 당선자는 지난 17~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지내며 인지도를 쌓아 당내 간판급 여성정치인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는 대중적 인기와 당내 기반, 3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관록을 바탕으로 향후 여권의 차세대 여성 리더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잠재적 대권 후보들로 꼽히던 거물급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들은 그동안 오랜 공백기를 거쳤고, 선거 결과에 따라서 단숨에 중앙정치의 태풍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스타급 후보들의 잇따른 낙선은 향후 대선 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가 수원정(영통)에 출사표를 던졌다. ‘친이(친이명박)’계 경제통으로 꼽히는 임 후보는 원내 진출 시 비주류 당권 주자로 부상이 점쳐졌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당선자에게 패배 하면서 당분간 정계복귀는 어렵게 됐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재보궐 소방수’ 손학규 후보가 정치신인 새누리당 김용남 당선자에게 패한 것이 눈에 띈다. 손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경선 패배 이후 독일 유학을 떠났다 작년 9월 귀국했다. 여당 강세 지역에서의 승리로 ‘친손학규’ 계열 재결집을 통한 재기를 노렸으나 이번 결과로 대권 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다.
또 다른 잠재적 대권 주자 김두관 후보는 김포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인 홍철호 당선자에게 자리를 내줬다. 김 후보는 아무런 지역 연고가 없는 김포에서 승리를 바탕으로 대권행보를 재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원내 진입 실패로 끝나면서 향후 행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번 성적표로 야권에서 향후 잠룡들로는 문재인 의원, 안철수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남게 됐다. 다만, 안철수 공동대표 역시 15개 선거구 가운데 4석만을 건진 최악의 성적표로 공천 실패 책임론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