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쌍용차와 한국지엠이 던진 ‘2014 임단협’ 교훈

입력 2014-07-31 10:56수정 2014-07-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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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부 기자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흔히 ‘주는 게 있으면 받아야 한다’라는 의미로 우리는 이 말을 쓰곤 한다. 우리가 따뜻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이 말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쌍방 양보, 쌍방 타협, 의견 교환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재계와 노동계가 임금ㆍ단체협약을 놓고 서로 ‘테이크’만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기브 앤 테이크’로 갈등을 조기에 극복한 회사가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이다.

한국지엠은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처음으로 통상임금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그리고 노조의 미래발전 제시 요구에 차세대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벼랑 끝으로 떨어지기 전에 양측 모두 브레이크 폐달에 발을 올리며 아찔한 치킨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이어 쌍용차도 국내 자동차업계 처음으로 노조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5년 연속 무파업도 끌어냈다.

노사 모두 양보했지만, 둘 다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쌍용차 노조는 통상임금 범위확대와 기본급 3만원인상, 생산목표달성 장려금 200만원 등을 얻었다. 한국지엠 노조도 기본급 6만3000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ㆍ성과급 400만원,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의 성과를 거뒀다.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를 본 것만은 아니다. 여름휴가 전에 협상을 타결하면서 소모적일 수 있는 노사 논쟁을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신차 출시와 생산ㆍ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제안’을 했고, 노조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회사의 경영가치 실현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관계에서 주고받음은 반드시 받았으니 줘야 하고, 줬으니 받아야 한다는 계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원하는 가치의 적절한 교환과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 서로를 향한 양보와 타협으로 신뢰를 쌓고, 상대를 이익되게 하고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기브 앤 테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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