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더] 中바이두의 야노, 자판 어플 ‘시메지’로 일본 십대 사로잡아

입력 2014-07-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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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중국 바이두에 시메지 매각…일본 모바일제품사업부 이끌어

▲야노 린 '시메지' 개발자(블룸버그)
일본 십대들 사이에서 ‘시메지(Simeji)’를 모르면 말 그대로 간첩이다.

현재까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상에서만 1000만건이 다운로드 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어 특성에 맞춘 쉬운 사용법과 채팅할 때 사진 이용을 선호하는 일본 십대 특성을 앱에 적용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시메지를 개발한 야노 린(40)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이 앱의 이용자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애플이 올 가을부터 제3자 개발자들이 만든 키보드 앱을 앱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함에 따라 아이폰 유저들까지 시메지 앱을 쓰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야노 씨는 “시메지는 내 자식과도 같다”면서 “이 앱에 나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웹디자이너였던 야노는 시메지를 만들기 전 일본 10대들의 성향과 일본어 글자 체계에 주목했다. 십대들 사이에서 일본 유명 TV쇼나 소셜미디어에서 나온 유행어가 회자되는 것을 보고 이들이 자주 쓰는 유행어나 은어들을 채팅창으로 끌어들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히라가나, 가타카나 간지 등 문자 체계가 나뉘어진 일본어 특성상 스마트폰으로 글씨를 쓰는 데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점을 간파, 이용자들의 타이핑 시간을 줄여 편의를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종합해서 탄생한 것이 시메지다.

시메지는 유행어나 은어를 입력하면 특정 이모티콘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문장이나 단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그 문장을 쓰기 전에 미리 사용자에게 제안해 글자 쓰는 속도를 줄여주는 것도 시메지의 장점이다.

야노는 2011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 시메지를 매각했다. 시메지를 전략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큰손’의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노는 애지중지했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매각도 신중히 진행했다. 시메지를 매각하는데 바이두와 6개월간 협상을 벌였다. 그는 인수 금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두는 이듬해 야노를 일본 모바일제품 담당 총괄로 고용했다.

한편 바이두는 시메지를 무료 앱으로 계속 유지해 일본 내에서 회사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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